삼성전자에서 올해 하반기 전략 제품으로 선보인 '갤럭시노트20'이 출시 초반부터 품질논란에 휩싸였다. 카메라 모듈 안쪽에 습기가 차거나 카메라 구멍 조립이 틀어졌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이 인터넷 커뮤니티상에 속속 게재되면서다. 삼성전자 측은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대응하고 있지만, 100만원대의 고가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는 사전예약 개통을 시작한 14일 오후부터 갤노트20 카메라 안쪽에 습기가 생긴다는 불만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내비게이션이나 동영상을 켠 채 스마트폰을 차량용 에어컨 송풍구 앞에 거치해두기만 해도 카메라 안쪽 면에 눈에 띄게 물방울이 맺힌다는 것이다. 삼성멤버스뿐 아니라 스마트폰 관련 국내외 커뮤니티에는 주말 내내 갤럭시노트20의 카메라 습기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수십 개 이상 올라왔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결로 현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답변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 악화되고 있다.
사실 카메라 결로 현상이 갤노트20 시리즈에서 처음 보인 것은 아니다. 방수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폰에선 생길 수도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스피커나 마이크 부위에 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으면서 동시에 공기는 통하게 하기 위해 특수 섬유인 '고어텍스'를 활용하고 있는데, 공기 중 습도가 높은 경우 습기가 스마트폰 안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이 발열하면서 내부의 덥고 습한 공기가 외부의 에어컨 바람 등 찬 공기와 갑자기 만나게 되면서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갤럭시 시리즈뿐 아니라 아이폰에서도 드물지만 결로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문제는 갤노트20의 경우 기존 모델들에 비해 결로 현상이 더욱 많이 관찰되고 있다는 데 있다. 극한의 환경이 아닌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결로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갤노트20 카메라 모듈 측면에 달린 마이크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전 모델에 비해 카메라 모듈이 커지고 도드라진 상황에서 오랜 장마로 습해진 공기가 내부로 더 쉽게 침투한 게 아니냐는 의심에서다. 실제로 유튜버 '테크몽'이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마이크 구멍을 막고 있는 케이스를 제거한 뒤 에어컨 앞에 둔 갤노트20에선 전과 달리 결로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내부 습한 공기가 쉽게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케이스를 끼우지 않은 상황에서도 결로 현상이 발생했다는 사례도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로 현상과 함께 카메라가 구멍에 딱 맞게 조립되지 않으면서 보이는 '이격' 문제도 불만이다.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아니지만, 갤노트20이 120만~145만원대의 고가 스마트폰임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소비자들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이전보다 카메라 모듈이 확연히 커지면서 결로 현상이 더 도드라져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며 "실제로 서비스센터나 콜센터에 접수되는 건이나 고객들의 불만 제기는 이전 시리즈에 비해 유의미하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결로 현상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가끔 있었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만큼 주말 판매량 약 30만대 중 일부에 생길 수도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휴 기간이고, 문제 사례가 많다고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사업부가 긴급 모니터링을 한다거나 대응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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