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하루 5시간 넘게 쬐면 ‘황반변성’ 위험 30%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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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 하루 5시간 넘게 쬐면 ‘황반변성’ 위험 30%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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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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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햇볕 20~40분 정도가 적당

장마가 끝나고 모처럼 맑은 날이 이어지는데 자외선에 너무 오래 노출되면 백내장이나 황반변성 등 실명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지긋지긋한 장마가 끝나고 늦더위가 시작됐다. 하지만 오랜 만에 맑은 날씨가 이어진다고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시각세포가 손상되면서 눈 건강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백내장과 황반변성 등 실명 질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충남대 대기과학과 연구팀이 2016~2017년 서울 기상 관측 값을 바탕으로 자외선 적정 노출 시간을 연구한 결과, 여름철(6~8월)에는 낮 12시를 기준으로 하루 26~41분으로 조사됐다. 여름엔 바깥에서 20여분만 햇볕을 쬐면 체내에 필요한 비타민D를 합성하는 데 충분하다.

◇자외선 노출 심하면 백내장ㆍ황반변성 위험

백내장은 눈 수정체(카메라 렌즈에 해당)가 단백질 변성으로 혼탁해져 시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발생한다. 백내장이 심해지면 시야 흐려짐ㆍ빛 번짐ㆍ복시(複視) 등이 나타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1,600만명이 백내장으로 실명하고, 이 가운데 20% 정도가 자외선 때문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백내장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9년 147만6,751명으로 2015년(120만1,158명)보다 23% 정도 늘었다. 대부분 60대 이상에서 관찰된다.

백내장 증상이 심하면 혼탁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갈아 끼우는 수술을 해야 한다. 방치하면 수정체 혼탁이 너무 심해져 실명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수술이 필요하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의 가장자리를 2.2~3㎜ 작게 절개한 뒤 혼탁한 수정체를 들어낸다. 수정체를 싸고 있는 얇은 막(1㎛ 두께)의 주머니는 그대로 두고 알맹이인 수정체만 도려내는 것이다.

이원석 누네안과병원 원장은 “백내장은 수술 시기를 놓쳐 과숙백내장으로 진행되면 녹내장, 포도막염 등 합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아지므로 계절에 관계없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건조한 겨울철에 수술하기보다 고온 다습한 여름이 수술하기에 최적기”라고 했다.

다만 백내장 수술은 10분 만에 끝나기에 간단한 수술로 여겨 한국인이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이지만 수술 후 부작용이 생기는 사례(안내염, 후발 백내장, 후낭파열 등)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기에 주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에 최근 3년간(2017~2019년) 접수된 안과 소비자 상담 1,635건 가운데 백내장 상담이 523건(32%)으로 가장 많았다.

백내장이 시작됐다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위험 요인을 줄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흡연과 자외선 노출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현준영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근거리 작업이나 업무를 볼 때는 수시로 먼 풍경을 본다든지, 틈틈이 눈을 감고 휴식을 준다든지, 적절한 조명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다”고 했다.

강한 여름철 자외선을 오래 쬐면 또한 황반변성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에 변화가 생겨 실명으로 이어지는 질환이다.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안구 가장 뒤쪽에 있는 망막까지 자외선이 닿아 눈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이군자 을지대 안경과학과 교수팀이 2011~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자외선 노출 시간이 길수록 황반변성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졌다. 특히 햇볕을 하루 5시간 이상 쬐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황반변성에 걸릴 위험이 30% 이상 높았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구부러져 보인다. 황반변성은 실명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발병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황반변성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2년 이내에 15%나 실명한다(대한안과학회).

익상편인 눈(왼쪽)과 익상편을 절제한 후의 눈(오른쪽).


◇눈에 하얀 게 생기면 모두 백내장?

눈에 하얀 것이 올라오면 백내장으로 여겨 급하게 병원을 찾는 이가 많다. 이처럼 각막 주변에 하얀 막이 덮이면 백내장으로 오인하기 마련이지만 ‘익상편(翼狀片ㆍpterygium)’일 때가 많다.

익상편은 말 그대로 ‘날개(翼) 모양(狀)의 조각(片)’이 눈의 표면에 생기는 질환이다. 결막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섬유혈관성 조직이 각막을 침범해 안구 표면에 흰 막이 생긴 것이다. 지난해 익상편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6만8,602명이다. 자외선과 흡연, 이물 반응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원인이다.

익상편은 증식된 섬유혈관성 조직에 의해 충혈ㆍ이물감 등을 호소한다. 각막까지 자란 병변에 의해 난시가 돼 시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50대부터 급증하고, 흡연이나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황형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과 익상편은 세극등 현미경으로 관찰한 뒤 진단하는데, 두 질환 모두 유의하게 진행되면 안경으로 교정이 되지 않는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고 했다.

익상편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익상편을 제거하고 자가결막을 채취해 이식하는 것이다. 채취가 쉽지 않으면 양막 이식을 하기도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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