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수도권 강수량 실제와 크게 어긋나
체코 등 유럽 관측이 더 근접해
장마 후 곧바로 무더위…열대야 이어질듯
역대 최장 기간인 54일 동안 이어진 중부지방 장마가 마지막 날 기상청의 오보와 함께 종료됐다. 중부 지방에는 뒤늦은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6일 기상청은 "중부지방은 6월 24일부터 8월 16일까지 54일간, 제주는 6월 10일부터 7월 28일까지 장마가 49일간 지속돼 1973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긴 장마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남부지방은 6월 24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38일간 장마가 이어졌다.
긴 장마 동안 많은 비가 내리면서 6월 1일부터 8까지 전국 누적 평균 강수량은 920여㎜에 달했다. 이는 예년 같은 기간 평균 강수량 570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이자, 2011년 970여㎜에 이어 역대 두번째 기록이다. 기상청은 올해 수치가 추후 기간 변경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철 초반 주로 정체전선이 제주도 인근에서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저기압과 함께 영향을 줘 남부지방과 해안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렸고, 7월 하순부터는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에서 오르내리며 영향을 줬다"며 "태풍 '하구핏'에 의한 수증기 유입, 태풍 '장미' 상륙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내륙과 해안에 관계없이 전국 곳곳에 집중호우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장마가 종료된 중부지방에는 곧바로 폭염이 찾아왔다. 이날 오전 11시 인천과 경기 파주ㆍ양주ㆍ연천ㆍ동두천ㆍ김포 등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에 무더위가 다음주까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충청ㆍ강원 동해안ㆍ남부지방과 제주도 북부는 낮 기온이 35도 내외, 서울ㆍ경기ㆍ강원 영서는 33도 이상으로 오르겠다. 이에 따라 밤 사이 기온이 25도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많아질 예정이다.
한편 유례없는 장마기간 오보 논란에 시달린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장마 마지막 날까지 빗나갔다. 14일 기상청은 광복절인 15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서울과 경기도에 매우 강한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고, 이날 오후 6시까지 100~200㎜의 비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경기남부 일부에는 300㎜ 이상의 많은 비가 올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날 서울의 강수량은 기상청의 예측보다 훨씬 적은 69.0㎜에 그쳤고, 수원 46.6㎜, 경기 이천 68.5㎜ 등으로 예보와 크게 어긋났다.
기상청의 예보가 이처럼 대체로 어긋난 가운데, 오히려 외국의 기상 관측이 실제와 근접해 눈길을 끌었다. 노르웨이 예보앱 와이알(YR)은 15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에 35㎜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고, 체코의 기상앱 윈디는 유럽수치모델인 ECMWF를 근거로 광복절 서울의 강수량을 69㎜ 정도로 예상하는 등 해외 기상앱의 예측이 실제 강수량과 더 가까웠다.
기상청 관계자는 "15일 강수량은 하향치를 100㎜로 예상했는데, 서울 성북구의 경우 75㎜, 경기 여주 120㎜의 많은 비가 내리는 등 예보가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 없다"며 "우리는 폭우 위험성을 중요하게 보기에 강수량을 더 많이 보고, 다른 국가들의 경우 더 적게 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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