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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기차 시장, "이제는 플랫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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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기차 시장, "이제는 플랫폼 전쟁"

입력
2020.08.12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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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MEB'ㆍ현대차 'E-GMP'?
전기차 플랫폼 경쟁 가속화?
성능 향상과 원가 절감 효과?
"테슬라 독주 막고 시장 키우는 효과"

테슬라 전기차 '모델3'의 플랫폼과 차체 뼈대. 테슬라코리아 제공

테슬라 전기차 '모델3'의 플랫폼과 차체 뼈대. 테슬라코리아 제공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올 가을부터 차세대 전기차를 대거 출시하면서 미국의 테슬라가 주도해온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전망이다. 새롭게 출시되는 전기차 대부분은 전용 플랫폼이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전기차의 한계를 뛰어넘는 상품성을 갖추게 된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전쟁에서 살아남는 업체가 미래 전기차 시장을 독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 상반기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28%에 해당하는 17만9,050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르노닛산얼라이언스(6만5,521대), 3위 폭스바겐(6만4,542대), 5위 현대·기아차(4만3,689대)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인기는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확보한 △주행거리 △가속성능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 등 다른 업체들보다 3~7년 가량 앞선 기술력 덕분으로 풀이된다.

플랫폼이란 엔진과 변속기 등 기본적인 구성 요소를 갖춰놓은 자동차의 '뼈대'다. 지금까지 나온 전기차들은 대부분 내연기관 차량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성능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있으면 성능 향상과 원가 절감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폭스바겐은 지난달 20일부터 유럽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가 처음 적용된 순수 전기차 'ID.3' 판매를 시작하며 반격에 나섰다. MEB는 폭스바겐그룹 전동화 전략의 핵심이다. 바닥에 배터리를 깔고,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기모터를 장착해 차량 크기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동력도 전륜, 후륜, 사륜 등 자유롭게 배분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 OTA, 급속충전 등 기술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25%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경쟁에 현대·기아차도 참여한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출시하고, 내년부터 중형 크로스오버차(CUV)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첫 번째 양산 전기차다. SK이노베이션과 함께 개발한 73킬로와트(㎾h)용량의 'NCM811' 배터리를 장착, 한 번 충전으로 450㎞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도 내년 아이오닉5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CV(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이 밖에도 제너럴모터스(GM) 'BEV3', PSA그룹 'eVMP', 메르세데스-벤츠 'EVA2' 등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양산을 준비 중이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린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들. 왼쪽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린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들. 왼쪽부터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 아이오닉 5이다. 현대자동차 제공

전문가들은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지금과 같은 테슬라의 '독주'가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를 판매하는 곳은 테슬라, 재규어, BMW 뿐이다. 대량 판매가 가능한 폭스바겐, 현대·기아차가 전용 플랫폼 전기차를 내놓게 되면 시장 재편은 불가피하다.

전기차 플랫폼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완성된 플랫폼을 구입해서 자사 전기차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 폭스바겐은 MEB 플랫폼을 포드, 피스커 등 다른 업체들과 공유하기로 협의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미국 전기차 플랫폼 기업 '카누'와 협력해 E-GMP를 개발했다.

최영석 선문대 스마트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전용 플랫폼 전기차는 내연기관 플랫폼을 변형한 기존 전기차보다 성능, 공간 등 여러 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등이 전용 플랫폼 전기차를 내놓으면 테슬라는 시장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고, 테슬라와 다른 전기차를 원했던 소비자들의 유입이 늘어 전기차 시장 자체가 커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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