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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통째 온라인으로" 코로나19시대 디지털전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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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통째 온라인으로" 코로나19시대 디지털전시 인기

입력
2020.08.10 13:58
수정
2020.08.10 14:3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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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다음 갤러리에서 개최 중인 온라인 전시를 활용하면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의 전시품을 보다 세밀히 관람할 수 있다.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보물 2029호)'를 확대했더니 조선시대 사람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었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국립중앙박물관이 다음 갤러리에서 개최 중인 온라인 전시를 활용하면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의 전시품을 보다 세밀히 관람할 수 있다.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보물 2029호)'를 확대했더니 조선시대 사람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었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조선시대 화가 이인문이 그린 '강산무진도(보물 2029호)'는 무려 8m가 넘는 화폭에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걸작으로 꼽힌다. 지난달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아직도 위세를 떨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2시간 단위로, 제한된 인원만 관람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196점에 달하는 다른 국보, 보물까지 구경하다 보면 막상 '강산무진도' 같은 대작을, 여유를 좀 부려가며 천천히 감상할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온다.

요모조모 뜯어보지 못한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면 온라인 전시를 활용해 볼 수 있다. 중앙박물관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갤러리에서도 신국보보물전을 열고 있다. 전시된 보물들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은 물론, 고화질 이미지까지 함께 제공한다.

강산무진도를 클릭해 확대해보면 전시현장에서 보는 것보다 더 자세하게, 숨은 그림 찾기 수준으로 그림 구석구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는 사람들,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동물들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나 나무 등 사물의 채색감도 현장보다 훨씬 더 선명히 다가온다.

방문객 수가 이미 15만명을 넘어선데다 '랜선 관람도 의외로 괜찮다'는 평이 나오자 각 국공립 박물관들도 디지털 관람 환경 조성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택한 방법이었는데, 기대치 않게 좋은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더니 이제는 아예 전시 기획 단계에서부터 디지털 전시를 함께 구상하는 수준이 됐다. 온라인 전시가 오프라인 전시만큼이나 중요한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백자 채색 살라미나병 등 주요 왕실 도자기를 온라인에서 3D로 관람할 수 있도록 입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 제공

국립고궁박물관은 백자 채색 살라미나병 등 주요 왕실 도자기를 온라인에서 3D로 관람할 수 있도록 입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 제공


디지털 전시의 야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전시품을 확대해볼 수 있도록 하는데 그치지 않고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 아예 박물관 자체를 디지털 공간으로 옮기는 시도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신왕실도자,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도자기' 특별전을 연 국립고궁박물관은 다음달 1일부터 VR 콘텐츠를 홈페이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도자기들이 전시된 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을 가상공간에서 그대로 재현, 박물관 내 동선을 따라 관람객들이 직접 걸어다니면서 도자기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꾸미는 것이다. 보고 싶은 도자기를 클릭하면 사진과 설명이 함께 나온다. 이 가운데 주요 도자기 13점은 360도(3D) 입체로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고궁박물관 관계자는 "관람객이 실제 박물관 내부를 걸어다니는 느낌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제 전시가 시작되고 나서야 VR 제작을 시작했다"며 "작업 기간 한달을 들여 섬세하게 만들어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박물관도 최근 폐막한 '핀란드 디자인10000년' '가야본성-칼과 현' 등의 전시를 VR형식으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지난 5월 폐막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핀란드 디자인10000년' 온라인 전시 화면. VR기술을 통해 실제 박물관을 디지털공간으로 복제했다. 방문객은 마우스 커서를 통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고, 전시품을 클릭해 상세한 설명을 볼 수도 있다.

지난 5월 폐막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핀란드 디자인10000년' 온라인 전시 화면. VR기술을 통해 실제 박물관을 디지털공간으로 복제했다. 방문객은 마우스 커서를 통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고, 전시품을 클릭해 상세한 설명을 볼 수도 있다.




지난 4일 온라인에서 개최된 '700년 전, 신안보물선의 침몰' 전시회 풍경. 보물선과 함께 전남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전경이 드러나 있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난 4일 온라인에서 개최된 '700년 전, 신안보물선의 침몰' 전시회 풍경. 보물선과 함께 전남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전경이 드러나 있다. 홈페이지 화면 캡처


디지털 전시를 특히 반기는 곳은 지방 박물관들이다.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맥 빠질 일이 없어진 셈이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지난 4일 다음 갤러리에서 연 '700년 전, 신안보물선의 침몰' 전시가 대표적이다.

이 전시는 개막 일주일 만에 30만명에 가까운 '랜선'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길이 30m에 이르는 보물선의 자태, 함께 발굴된 각종 도자기류 등을 통해 고려시대 동북아시아 국제 교류의 현장을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전남 목포의 상설전시를 고스란히 온라인에 옮긴 전시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런 결과가 고무됐다. 한 관계자는 "거리 때문에 방문이 쉽지 않았던 수도권 시민들의 온라인 방문이 많다"며 "다른 유물들도 디지털 형태로 전시할 것"이라 말했다.

이런 호평 속에서도 '디지털 격차'는 여전히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모바일이나 PC 등 디지털기기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 노년층에겐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국공립박물관으로선 세심하게 배려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한 국립박물관 관계자는 "별도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전시를 안내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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