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일 새벽 2시와 6시 두 차례에 걸쳐 우리 측에 아무런 통보 없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 수문을 열고 물을 무단 방류했다. 이 조치로 임진강 하류 수위가 급속히 상승하자 연천군과 파주시는 같은 날 오후 저지대 주민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하순과 이달 3일 사이에 3차례 더 통보 없이 황강댐 물을 내보냈다. 집중호우로 임진강 물이 불어 가뜩이나 저지대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입었는데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 물을 방류한 건 남한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비인도적 처사로,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임진강을 관리하려면 남북 간 협력이 필수다. 북측이 상류의 황강댐에서 방류를 하면 하류인 연천과 파주 쪽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2009년 황강댐 무단 방류로 연천에서 야영하던 6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임진강 수해 방지 남북회담이 열려 황강댐 방류시 북측이 사전 통보하기로 한 만큼 최근 잇따른 무단 방류는 명백히 남북 합의 위반이다.
북한은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남한과 접촉을 일절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홍수 예방을 위한 남북협력은 정치나 군사와 무관한 일이다.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 통보할 수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6일 북측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여기에 그치지 말고 반드시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마침 남한 정부가 이날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어 남북협력기금으로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영유아ㆍ여성 지원사업에 1,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남한이 잇따라 교류ㆍ협력 재개의 신호를 보내는 만큼 북한은 자연재해 분야에서라도 협력하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기 바란다. 자신들은 인도적 지원을 받으면서 남한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마저 외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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