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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윤석열 “권력형 비리 맞서고, 허울 쓴 독재 배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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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윤석열 “권력형 비리 맞서고, 허울 쓴 독재 배격해야”

입력
2020.08.03 16:14
수정
2020.08.03 22:4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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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검사 임관식서 與 겨냥 작심 발언?
추미애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해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3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인사말 도중 검사임관을 축하하는 의미의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3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인사말 도중 검사임관을 축하하는 의미의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수세에 몰렸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약 한 달만의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윤 총장은 신임 검사들에게 "부정과 권력형 비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권의 사퇴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면서 해석에 따라서는 정부 여당과 각을 세우는 듯한 작심발언이어서 정치권 파장이 예상된다.

윤 총장은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검사는 언제나 헌법 가치를 지킨다는 엄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경쟁,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헌법 정신을 가슴 깊이 새겨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 당사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떤 경우도 외면하지 말고 당당히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이날 발언은 외견상으로는 초임 검사가 가져야 할 일반적인 자세에 대해 언급한 것이지만, 최근 그와 검찰 조직이 처한 상황에 비춰보면 상당히 의미심장한 뜻을 내포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의 직접 수사 영역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검찰이 헌법상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검사가 부정부패를 외면할 수 없다'는 언급 역시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이나 정의기억연대 의혹 등 검찰이 진행 중인 정권 상대 수사를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윤 총장이 권력형 비리와 허울 쓴 독재를 특별히 거론하면서 정부여당을 향한 작심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차량을 타고 지하주차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차량을 타고 지하주차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윤 총장이 권력형 범죄에 대한 검찰의 적극적 대응을 강조한 반면 추 장관은 신임 검사들에게 '절제된 검찰권'을 주문하며 검찰에 대한 외부 견제와 통제를 강조하면서 팽팽한 긴장관계를 이어갔다. 추 장관 이날 임관식에서 "검찰은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탄생한 기관"이라며 "수사의 적법성을 통제하는 기본 역할에 먼저 충실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외부로부터 견제와 통제를 받지 않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필연적으로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이어 "검찰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민 인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절제되고 균형잡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원칙만을 앞세워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하는 검사가 아니라 소외된 약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함께하며 또 다른 측면은 없는가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추 장관은 최근 청와대, 여당, 정부가 내놓은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작업에 대해서도 당부의 말을 이어나갔다. 추 장관은 "권력기관 개혁은 국민 열망을 담은 시대적 과제"라며 "검찰에 집중된 과도한 권한을 분산하고 검·경이 균형을 이뤄, 민주적 사법제도로 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검찰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고, 여전히 부패, 경제, 선거 등 중요범죄를 수사하고 경찰 수사를 통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신임 검사 여러분도 새 제도의 취지를 이해해 수사권 조정이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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