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 세계 사망의? 22%... 치료체계도 미작동
보건당국 '대응 실패' 인정... 재봉쇄 정책 필요
연준 "미 경제 미래 코로나 억제에 달려 있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희생자가 15만명을 넘어섰다. ‘2차 대유행’을 증명하는 감염 확산이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사망자 급증은 얘기가 다르다. 방역은 물론, 치료 체계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강행한 개방 조치도 미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걷어내지 못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문제의 근원인 감염병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전략을 전부 뜯어 고쳐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가 441만4,834명이며 , 이 중 15만447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올해 2월 6일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발생한지 174일 만으로, 15만명 사망은 이날까지 전 세계 희생자의 22%에 달한다. 이날 플로리다를 비롯, 아칸소 캘리포니아 몬태나 오리건 텍사스 등 6개 주(州)에서 일일 사망이 발병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사망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병과 사망은 최소 2주 이상의 시차를 두고 연동을 보이는 만큼, 미국 내 폭증한 감염이 사망 증가로 이어질 게 확실하다. 존스홉킨스대 보건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다른 국가들과 달리 미국은 감염병을 통제할 수 있는 경로에 있지 않다”며 “(정책을) 재설정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지역에 자가격리 등 통제 정책 발령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방정부가 코로나19 발병 초기 봉쇄 조치와 같은 명령을 다시 강제하라는 것이다.
미국의과대학협회(AAMC) 역시 이날 발표한 로드맵에서 “미국이 코로나19 통제에 실패할 경우 사망자는 수십만 명으로 불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일부 주지사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환자가 자연스럽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루 속히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면 마스크를 쓰고 외식을 삼가는 등 더 절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 행정부도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자인하고 있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그렇다.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실수들이 있었다. 우리는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레드필드 국장은 “이제 우리가 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물리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닫고 보게 되기를 바란다”며 전략 수정을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일부 경제 재개 조치도 감염병 재확산 탓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제로금리(0~0.25%)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미국 경제의 미래는 코로나19 억제 여부에 좌우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몇주 동안 바이러스 감염이 늘어 경제 활동에 무거운 짐이 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공화당이 1조달러 규모의 5차 경기 부양안을 내놨지만, 경제 회생의 최대 관건은 결국 감염병 변수라는 것이다.
글로벌 확산도 꾸준히 늘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에서는 29일 확진자 105명이 새로 확인돼 이틀 연속 100명을 웃돌았다. 일본도 30일 도쿄도의 신규 감염이 367명 발생해 일주일 전(23일) 기록한 일일 최다 확진(366명)을 또 뛰어 넘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30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감염과 사망이 각각 1,719만5,721명, 67만322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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