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구원투수가 9회말까지 다 던지겠다면 이상"
김부겸 "선장이 자리 비우고 배에서 먼저 내린 꼴"
더불어민주당 8ㆍ29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낙연ㆍ김부겸ㆍ박주민 후보(기호 순)가 29일 첫 TV 토론회에서 행정수도 문제를 두고 맞붙었다. 또 ‘임기 7개월짜리 당 대표’ 문제에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대구 MBC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 이 후보에게 “과거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입장이 몇 번 바뀌었다”며 견제했다. 이 후보가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대변인이던 시절에는 행정수도 이전에 적극 찬성했지만, 2004년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장에서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철학은 있는데 전체적으로 행정수도 이전에 소극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행정수도 건설 자체에 반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응수했다. 그는 “비수도권 지방과의 불균형이 생기는 경우에 대해 보완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당시 호남 의원으로서 호남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세종시로부터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세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에 모두 찬성 입장을 보였다. 또 입법으로 행정수도 이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투 트랙' 접근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일부 상임위원회를 국회 세종분원으로 내려 보내면서, 여야 합의를 통해 특별법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반면 김 후보는 “논란이 없게 하기 위해 국민투표로 완벽하게 정리했으면 했다”면서도 “이 방법은 많은 논란이 따를 수 있어 특별법을 통해 행정수도를 결정하는 것이 빠른 길”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이에 동의하면서 추가 이전을 제안했다. 국회, 청와대뿐만 아니라 대법원 등 사법기관도 이전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대법원은 대구로, 헌법재판소는 광주로 이전하는 등의 과감한 분산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제 시대에 대법원 격인 법원은 서울에 있었지만, 고등법원 격 법원은 대구에 있어 독립투사들이 대구에서 무고함을 다툰 바 있다”며 “대법원 이전은 경제적 효과와 법조타운 구성 등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임기 7개월짜리 당 대표’ 논란과 관련해서는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차기 대선에 도전할 경우 당권·대권 분리 원칙에 따라 7개월짜리 당 대표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대표직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결국 내년 4월 보궐선거일 수밖에 없는데, 그때 말하자면 선장이 자리를 비우고 배에서 내린 꼴이 돼서 여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후보는 ‘책임론’을 강조하며 맞받아쳤다. 그는 “비상시국이기 때문에 구원투수의 심정으로 나선다”며 “구원투수가 9회 말까지 다 던지겠다고 하면 그것도 이상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또 스스로가 안정감을 선보일 수 있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