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측 "정진웅, 내 몸 위로 올라타 얼굴 눌러"
수사팀 "한동훈 수사 방해로 정진웅이 넘어져"
29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이 한동훈(왼쪽)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추가로 압수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수사팀장인 정진웅(오른쪽) 부장검사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연합뉴스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두고 검찰 내부 갈등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29일 한동훈 검사장과 수사팀 간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양측 모두 자신이 폭행을 당한 피해자라며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폰 유심카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정 부장검사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문제는 양측의 주장이 다르다는 점이다. 수사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검사장이 물리력을 동원한 방해 행위를 했고, 이 때문에 정 부장검사가 넘어졌다고 밝혔다. 정 부장검사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변호인 통화를 빌미로 휴대전화 정보를 삭제하거나 휴대전화를 초기화한다고 의심해 제지했는데, 한 검사장이 이를 피하려고 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한 검사장을 소환 조사해 유심카드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할 예정이었지만, 한 검사장이 출석 요구에 불응해 압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했다.
반면 한 검사장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방적 폭행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정 부장검사가 자신의 몸 위로 올라타 얼굴을 눌렀다며 정 부장검사의 폭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한 검사장은 수사팀 압색 직후 입장문을 통해 "정 검사로부터 일방적인 신체적 폭력을 당했다. (이는) 공권력을 이용한 독직폭행"이라고 밝혔다.
한 검사장 측은 "한 검사장은 정 부장검사에게 법에 보장된 변호인 참여를 요청했고, 정 부장검사가 휴대폰 사용을 허락했다"며 "한 검사장이 비밀번호를 풀려고 하자 갑자기 소파 건너편에 잇던 정 부장검사가 탁자 너머로 몸을 날리며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한 검사장 몸 위로 올라타 소파 아래로 넘어지게 했다. 그 과정에서 정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얼굴을 눌렀다"고 설명했다. 또 "정 부장검사가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폭행이 아닌 제지였다는 이상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하 양측의 입장문 전문.
한동훈 검사장 측 입장문
<한동훈 검사장 측 입장입니다.>
금일 오전, 정진웅 부장 등이 법무연수원 사무실에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도착했고, 한동훈 검사장은 압수수색 영장을 읽기 시작하면서, 정진웅 부장에게 법에 보장된 변호인 참여를 요청하였고, 한동훈 검사장은 정진웅 부장에게 자신의 휴대폰으로 변호인 김종필에게 전화를 해도 되겠는지를 물었습니다.
정진웅 부장은 한 검사장에게 바로 사용을 허락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검사장이 휴대폰(변호인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고, 기억하지 못하니 이 휴대폰으로 전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으로 변호인에게 전화를 하기 위해, 자신의 휴대폰 비번을 풀려 하자, 갑자소파 건너편에 있던 정진웅 부장이 탁자 너머로 몸을 날리며 한동훈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한 검사장 몸 위로 올라타, 한 검사장을 밀어 소파 아래로 넘어지게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진웅 부장은 한동훈 검사장 위에 올라타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얼굴을 눌렀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 장태영 검사, 참여 직원, 법무연수원 직원 등 목격자 다수 있고, 이후 항의 과정에서 이 상황을 인정하는 정진웅 부장의 태도(정진웅 부장은, 저를 잡아 넘어뜨리고 한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폭행이 아니라 제지였다는 이상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가 녹화되어 있습니다.
한동훈 검사장은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협조하려는 입장이었으나, 수사검사로부터 이런 독직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심각하게 생각합니다. (정진웅 부장은, 한동훈 검사장이 휴대폰 비밀번호를 풀면, 휴대폰 정보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고 주장하나, 다른 사람이 아닌 정진웅 본인이 한동훈 검사장에게 휴대폰으로 변호인에게 통화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허락했고, 모두 지켜보는 상황이었으므로, 한 검사장이 무슨 정보를 지울 리도 없습니다.
전화를 하게 허용했으면서, 어떻게 휴대폰 비번을 안 풀고 어떻게 전화를 하겠습니까. 사람을 바닥에 넘어뜨려 폭행한 이유로서는 말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그 후, 한 검사장은 폭행 당사자인 정진웅에게 압수수색 절차와 수사절차에서 빠질 것을 정식으로 요청하였으나, 정진웅은 이를 명시적으로 거부하였습니다. 다른 검사도 있으니, 다른 검사를 추가로 투입하더라도, 정진웅 본인이 압수수색을 계속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상식적인 요구였습니다.
저를 수사과정에서 폭행한 사람을, 저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배제해 달라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인 요구임에도, 정진웅 부장은 이를 그대로 묵살하였습니다. 재차 상부에 그러한 요구를 전달하여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였으나, 정진웅 부장은 자기가 결정할 문제라면서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이를 거부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3:30경 변호인이 도착해 항의하고 나서야, 입장을 바꿔 본인이 빠지겠다면서 돌아갔습니다.
한동훈 검사장은 정진웅 검사에게 공권력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부당하게 독직폭행당했고, 법적 조치를 할 계획입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입장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ㅇ 문의가 있어 정확한 보도를 위해 알려드립니다.
ㅇ 서울중앙지검 형사제1부는 오늘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폰 유심(USIM 카드)에 대한 압수수색영장(2020.7.23. 발부)을 집행하였습니다.
ㅇ 수사팀은 오늘 오전 한동훈 검사장을 소환조사하고 압수된 휴대폰 유심을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할 예정이었으나,
ㅇ 한동훈 검사장이 소환에 불응함에 따라 오늘 오전 10:30경 현장 집행에 착수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압수자의 물리적 방해 행위 등으로 인하여 담당 부장검사가 넘어져 현재 병원 진료중입니다.
서울중앙지검 입장에 대한 한동훈 측의 반박 입장문
중앙지검의 입장은 거짓 주장입니다. 한동훈 검사장이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것입니다. 뻔한 내용에 대해 거짓 주장을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참여 검사, 수사관, 직원들이 목격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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