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한인 밀집 거주지역 인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이 확진자와 접촉한 교민들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 속에 벌써부터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는 등 현지 한인사회가 적잖이 동요하고 있다.
베트남 보건부는 29일 하노이 남뜨리엠군에 거주하는 A(23)씨가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여 A씨의 자택이 위치한 마을과 그가 근무한 피자가게를 봉쇄조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2~15일 가족과 함께 다낭시에 휴가를 다녀온 뒤 23일 발열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A씨는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28일 중앙 열대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았고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의 감염 소식에 하노이 교민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A씨의 거주지와 교민들이 모여 사는 미딩 지역 간 거리가 1.5km에 불과하고, 특히 그가 근무한 피자가게가 교민들이 즐겨찾던 곳이기 때문이다. 또 A씨가 아니더라도 베트남 국제학교의 방학기간인 이달 초중순에 다낭을 여행한 교민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돼 첫 교민 확진자 발생 우려도 크다.
베트남 보건당국과 공안은 이날 오후부터 미딩 지역 내 아파트 단지를 돌며 다낭 방문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시작했다. 교민들은 거주지부터 봉쇄하는 베트남 당국의 조치를 의식해 인근 대형마트에서 생필품과 비상식량 등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교민 최다 거주지인 호찌민에서도 이날 다낭에서 이송된 미국인 1명과 그의 간병인이 확진 판정을 받아 교민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베트남의 코로나19 재확산은 지난 25일 다낭에 거주하는 57세 남성으로부터 시작됐다. 27일에는 다낭 인근의 꽝응아이성(省)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이날은 꽝남성과 닥락성에서도 다낭발 감염자가 확인됐다. 25일 이후 신규 감염자는 총 34명이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해외에서 유입된 변종으로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다"면서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