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대응 기조 원점
지지율 추락 막으려는 참모진 전략 수포로
“대본에 충실하던 일주일이 지나고 ‘전형적 트럼프’가 돌아왔다.”(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감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조차 거부하다 갑자기 마스크 전도사로 돌변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제자리로 복귀했다.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재차 옹호하고 나서는 등 보건 당국의 의견을 무시한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추락하는 지지율을 잡기 위해 코로나19 대응 기조를 바꿔보려던 트럼프 보좌진들의 노력은 죄다 허사가 됐다.
미 CNN방송은 28일(현지시간) “대통령이 참여하는 정례 브리핑을 부활시키고 백신 개발 노력을 집중적으로 알리는 등 코로나19 대응 리더십을 보여주려던 트럼프 측근들의 새 전략이 걸림돌에 부딪쳤다”고 평했다. 딴죽을 건 당사자는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는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포스(TF) 브리핑에서 “많은 의사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항생제 등과 함께 복용했을 경우 코로나19 치료에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폐기됐던 클로로퀸의 효용성을 거듭 주장했다. 과학적 근거가 없어 코로나19 치료제로 부적합하다는 전문가 다수의 비판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가 새 근거로 제시한 의사 의견은 논란을 더 키웠다. 그에게 동조한 전문가 스텔라 임마누엘 박사는 외계인 유전자정보(DNA)가 치료제에 사용됐다거나 종교 전파를 막으려고 백신을 개발한다는 등 황당한 견해를 내놓은 ‘문제적 인물’이다. 텍사스주(州) 휴스턴에서 의사로 일하는 임마누엘은 코로나19 환자 350명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으로 치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날 트럼프 장남이 임마누엘의 주장을 담은 영상을 트위터에 직접 올렸다가 허위정보 유포를 이유로 12시간 계정 차단 조치까지 당했으나 트럼프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경제재개에 대한 입장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주만해도 “재확산이 심각한 일부 주에선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더니 전날 코로나19 발병 상황이 심각한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찾은 자리에선 주지사들에게 개방을 압박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도 “대부분 주에 코로나19가 없다”고 언급해 비난을 불렀다. 같은 날 발표된 “버몬트주를 제외한 49개주 전부가 코로나19 발병 현황이 심각(21개)하거나 주의가 필요(28개)하다”는 연방정부 보고서와 동떨어진 현실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원상복귀한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법은 재선에 분명 악재지만, 정작 트럼프 본인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높은 인기를 끄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편협한 입장만 드러냈다. 그는 “(정부에서 일하는) 파우치 지지율은 높은데 왜 내 지지율을 높지 않냐”면서 (단지) 내 성격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바로잡으려는 참모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지지율 하락을 자초하는 자멸적 성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폴리티코 역시 “코로나19 대응 기조를 이전으로 되돌리는 대통령의 열의는 재선 행보에 부정적 요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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