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라웨시섬 마나도 한인 일가족 3명 확진
한국 업체 현지인 직원들도 코로나19 감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 빌딩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감염원(클러스터)으로 떠올랐다. 현지 진출 우리나라 업체와 공공기관이 입주한 빌딩도 해당돼 교민 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술라웨시섬에선 한인 일가족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8일 콤파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자카르타의 68개 사무실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현재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만 440명이다. 한국 지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현지인 직원 최소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업체 한국인 직원들도 유전자증폭검사(PCR)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안탐이 있는 파사르 밍구 빌딩의 코로나19 환자가 6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재무부 건물에서 25건, 식품 관련 기관 23건, 교육문화부 사무실 23건, 경찰서 한 곳과 의약품 국영기업 키미아 파르마 본사에서 각각 20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전력공사(PLN) 7건 등 나머지 62개 건물은 20건 미만이다.
지금까지 자카르타의 코로나19 클러스터는 주로 재래시장과 지역사회였는데, '대규모사회제한조치(PSBB)'가 일부 완화하면서 최근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는 도심 빌딩이 새로운 클러스터로 확산되는 추세다. 자카르타 보건당국은 "직원 간 거리 유지, 마스크 착용, 점심 따로 먹기, 정원의 50%만 근무 등 보건 수칙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직원 감염 신고를 하더라도 임시 휴업은 3일이니 숨기지 말라"고 당부했다.
자카르타 교민들은 주재원이나 공무원들이 일하는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래시장이나 지역사회는 교민들의 생활 반경이 아니지만 도심 빌딩은 현지인들과 동선이 겹치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세안 대표부가 있는 건물에서도 최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왔다. 교민들이 자주 가는 플라자 스나얀 쇼핑몰 '크리스챤 디올' 매장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22일 1층 은행에서, 며칠 전엔 한국 업체에서 현지인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소식에 격일 재택근무를 전원 재택근무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 주재원은 "옆 건물들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는 얘기가 속속 들리지만 정확한 정보는 알려주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은 이날 "건물 안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해도 해당 층과 사무실만 방역해 엘리베이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대화는 자제하라"는 공지를 올렸다.
전날 기준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누적 10만명을 넘어섰다. 자카르타의 코로나19 환자는 2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가 확인된 한국인은 5명으로, 칼리만탄(보르네오)섬 발릭파판 2명, 술라웨시섬 마나도 3명이다. 발릭파판 2명은 완치됐다. 술라웨시섬 3명은 일가족으로 44세 동갑 부부와 9세 아들이다. 다행히 증상이 거의 없어 남편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고 모자는 집에서 격리 중이다. 모두 교민이 적은 지역으로 자카르타에선 비행기를 이용해야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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