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ㆍ반도체 웨이퍼 생산에 필수적
美, 최대 생산국... 中 압박 선택지 줄어

중국의 화성탐사선 톈원-1호를 탑재한 창정5호 로켓이 23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 발사장에서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로켓 개발에는 헬륨이 필수적이다. 원창=타스 연합뉴스
중국이 그간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헬륨의 상업적 생산에 착수했다. 무역전쟁과 홍콩 국가보안법,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영사관 상호 폐쇄 등 수위를 높여가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소재 분야’를 놓고도 두 나라가 상대의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해 힘을 쏟는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은 이달 21일부터 서부 닝샤후이족자치구 옌츠현 천연가스 가공단지에서 헬륨 생산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공장은 중국 내에서 헬륨을 상업적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최초의 시설로 과학자들은 연간 액화헬륨을 20톤 정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연간 헬륨 수요가 4,300톤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0.5%에도 미치지 않는 양이지만 의미는 작지 않다. 과학원은 “수년 간의 연구ㆍ개발을 통해 (공장의) 모든 구성 요소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CMP는 “옌츠 헬륨 공장 건설 비용은 3,000만~5,000만위안(약 51억~85억원)에 불과해 앞으로 수백 곳의 유사 시설이 건설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첨단기술 분야에 쓰이는 헬륨의 상업적 가치는 엄청나다. 헬륨은 반도체 웨이퍼 생산과 로켓 발사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다. 중국 연구진은 천연가스 폐기물에 상당 분량의 헬륨이 포함된 것을 발견했고, 생산비 역시 수입 비용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결론 내렸다. 연구에 참여한 한 과학자는 신문에 “10년쯤 뒤엔 헬륨 자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소재 매장량의 3분의1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 바로 미국이다. 때문에 중국의 헬륨 자립으로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 하나가 더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SCMP는 “그동안 중국이 미국에 희토류 공급을 중단하면 미국은 헬륨 수출 중단으로 맞받아칠 수 있었다”며 헬륨 자체 생산을 통해 미국이 중국의 과학기술 개발ㆍ생산 활동에 제동을 걸 선택지도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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