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강식 온라인 생중계... 네티즌 열광
맞폐쇄로 자존심 ↑, 보복 정당성 부각
수백명 모여... "美 패권 몰락 지켜보는 듯"
중국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이 27일 문을 닫았다. 1985년 10월 공관을 개설한지 35년 만이다. 중국은 온라인으로 성조기 하강식을 생중계하며 중국의 자존심을 높이고 미국의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맞선 보복조치의 정당성을 한껏 부각시켰다.
당초 중국이 미국 측에 제시한 총영사관 폐쇄 시한은 이날 오전 10시였다. 이에 총영사관측은 오전 6시18분쯤 공관 건물에 나부끼던 성조기를 내리면서 폐쇄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끝까지 남아있던 일부 직원들은 그제서야 커다란 가방을 들고 착잡한 표정으로 총영사관을 빠져나갔다.
중국이 24일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한 이후 건물에 걸린 미국 휘장을 제거하고 일부 문건을 파쇄하는 등 철수 준비로 분주하던 공간에는 한 때 적막감이 흐르기도 했다. 미국 측은 사흘간 이사용 화물 트럭 5대 분량의 짐을 밖으로 옮겼다. 미 국무부는 “중국 당국의 요청에 따라 오전 10시까지 청두 총영사관을 정식 폐쇄했다”면서 “중국 측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내부 상황과 반대로 총영사관 밖은 들뜬 분위기였다. 미국 재외공관을 폐쇄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보려 취재진과 시민 수백 명이 모여들었다. 앞서 25,26일에는 수천 명이 총영사관 앞을 찾아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이 과정에서 폭죽을 터뜨린 남성이 공안에 체포되고, 축가를 부르던 일부 시민은 제지를 받았다. 이날 중국 CCTV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생중계한 성조기 하강식을 지켜본 네티즌 대부분은 “미국의 패권이 몰락하는 모습 같다”,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폐쇄했어야 한다”며 속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는 오전 11시쯤 SNS 웨이보를 통해 “청두 총영사관이 폐쇄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외교부 관계자와 방역복을 입은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총영사관 안으로 들어갔다. 외교부는 이어 낮 12시쯤 “우리는 정문으로 들어가 정당하게 총영사관 접수 절차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이 24일 휴스턴 주재 중국총영사관 폐쇄 당시 출입문을 열지 못해 망치로 뒷문을 강제로 개방하고 건물 안으로 진입한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철수한 총영사관 직원들이 어디로 향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청두 총영사관은 200명 규모로, 이 중 150명 가량은 중국인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쓰촨과 윈난, 구이저우, 충칭과 함께 인권 문제로 첨예한 신장과 티베트 지역을 관할하던 곳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외교관들이 30일 안에 중국에서 떠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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