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2월 중국 떠나는 심정 "박해 피하는 유대인"
미중 총영사관 맞폐쇄 상황서 뒤늦게 논란, 여론 돌변
"청두 총영사관, 식당이나 화장실로 사용하자" 봇물
청두 주재 미국총영사 부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을 나치에 비유하는 글을 올려 뭇매를 맞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공관 폐쇄 요구대로 27일 청두 총영사관 철수 작업을 마쳤다.
짐 물리막스 청두 총영사의 부인 좡쯔이(莊祖宜)는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피해 청두를 떠난 상황을 떠올리며 “유대인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로부터 몸을 숨기고자 집을 나설 때 우리와 같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면서 “곧 돌아올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머릿속에서 감정을 떨쳐냈다”고 적었다. 중국과 코로나19를 나치로, 촹 씨와 가족들은 박해를 피해 탈출한 유대인으로 묘사한 것이다.
좡 씨는 이 글을 지난 1일 중국 SNS 웨이보에 올렸다. 이후 별다른 반향이 없었지만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하고, 이에 맞서 중국이 24일 청두 주재 미국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하는 정면 충돌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뒤늦게 좡 씨의 글을 발견한 중국 네티즌이 분노하고 있다.
원래 좡 씨에 대한 중국 여론은 호의적이었다. 대만에서 태어나 미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가수이자 요리사, 푸드 컬럼니스트로 중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의 SNS 팔로워는 59만명에 달한다. 좡 씨가 코로나19를 피해 중국을 떠났을 때 일부 팬들은 “우리는 당신이 곧 청두로 돌아오길 기원한다”며 응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좡 씨가 앞서 홍콩 시위에 참가한 친구들을 향해 “자유의 특권을 누린다고 해서 분리주의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총알받이가 되라고 요구하지 말라”며 통렬하게 비판한 글은 중국 네티즌의 전폭적인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서로 총영사관을 맞폐쇄하는 상황으로 치닫자 여론은 돌변해 그를 “스파이”, “대만 독립주의자”라고 비판했다. 또 중국 인터넷에서는 폐쇄한 청두 미국총영사관을 리모델링해서 식당이나 공중화장실로 사용하자는 제안과 비아냥이 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제시한 철수시한(27일)에 맞춰 성조기와 현판을 내리고 일부 문건을 파쇄하고 미국 휘장을 제거하는 등 공관 폐쇄작업에 속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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