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씨, 한달 전 지인 유튜브 출연 탈북 경위 소개
"지뢰밭 헤치고 3시간 넘게 헤엄...군인들이 구해줘"
"한국에서 아픈 귀 치료 받아 들을 수 있게 돼 감사"
북한이 최근 재입북했다고 밝힌 탈북자로 추정되는 김모(24)씨가 한달 전 자신의 탈북 경위에 대해 "개성공단 폐쇄로 생계가 힘들어져 탈북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지인인 탈북민 김진아씨의 유튜브 채널 '개성아낙'에 출연해 자신의 탈북 경위를 자세히 소개했다. 해당 영상은 '개성-강화도 도망오기 전 상황, 개성청년들, 개성 출신들의 진솔한 토크'란 제목으로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김씨가 탈북(2017년 6월)한 지 3년 정도 됐을 때다.
김씨는 해당 영상에서 "개성공단이 깨지면서(문을 닫으면서) 장사가 안 되고 먹고 살기 힘들어져 사는 데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성에서) 장사를 했는데 (공단 폐쇄 이후 장사가) 잘 안 돼 금을 캐거나 약초를 캐고 살았는데 모두 잘 안 됐다"며 "금을 캐는 건 단체 생활을 해야 하는데, 귀가 안 들리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개성공단 폐쇄로 자신의 가족을 비롯해 개성시 주민들의 삶이 어려워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씨는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개성시의 모든 게 안 돌아갔다"며 "시골에서 채소를 수확하면 개성공단 사람들이 그걸 샀는데, (공단이 문을 닫은 이후) 채소를 사 가는 사람이 없어졌다. 가을 김장철에도 배추가 안 팔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모네 형과 형수님이 공단에서 일을 했고, 고모가 쌀 장사를 해 (고모네는 개성에서도) 잘 살았다. 저도 고모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그런데 고모가 장사가 안 되니 딸이 있는 시골로 내려간다며 짐을 싸서 떠났다. 형과 형수도 일을 그만 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탈북을 결심한 날 당시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그는 "백마산(개성시 해평리 소재)에 올라가 3일 정도 있었는데 배도 고프고 너무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김포 쪽을 바라봤는데 초저녁부터 불빛이 반짝거리고 집과 아파트가 꽉 차 있어 너무 궁금했다"며 "죽기 전 저곳에 한 번 가보자는 마음으로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3일 뒤인 지난달 26일 개성아낙 채널에 다시 출연해 자신의 탈북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지뢰밭이 나왔을 때는 나뭇가지를 꺾어 발걸음마다 찌르면서 다녔다"며 "낮에는 갈대밭에 숨어 세 시간 정도 기어다녔고, 갈대밭에서 발견한 스티로폼과 밧줄로 구명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장으로 보이는 큰 불빛이 보여 3시간 정도 헤엄쳤는데 (남한) 군인들이 나를 발견하지 못해 포기하고 있다. (무인도인) 유도가 보였고 군사분계선에 가깝다고 생각해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그 소리를 들었는지 불빛을 비추길래 어떻게든 나가보자는 생각에 땅에 올라섰다. 군사분계선 문이 열렸고, 그때 나가자마자 쓰러졌다. (군인들이) 이불을 덮어주고 차에 태우곤 어디론가 데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김씨는 남한에 온 뒤 귀를 치료 받을 수 있었다며 "한국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양쪽 귀 모두 안 들렸는데, 한국에 오고 두 귀를 고쳐서 잘 듣고 있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귀를 치료 받고) 너무 감사하고 기뻐서 그때 눈물이 났다. 저희 어머니와 형제들한테도 치료를 받았다고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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