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자로도 분류된 적 없어...접촉자 2명도 음성
북한 언급 월북자, 우리 측 파악자 다를 가능성도
정은경 "월북자 개인정보 확인돼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채 월북한 것으로 알려진 20대 월북자가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이 없는 것은 물론, 접촉자로 분류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언론 등에서 제기되는 특정인은 질병관리본부 전산시스템에 확진자 또는 접촉자로 등록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6일 "개성시에 악성비루스(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19일 귀향했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은 2017년 남한으로 건너와 경기 김포시에 거주하던 김모(24)씨를 유력한 월북자로 특정해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탈북여성에 대한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으며 최근 연락을 끊고 전세자금을 뺀 뒤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측이 월북자에게 신종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것으로 주장함에 따라 경찰은 김씨와 자주 접촉한 2명에 대해 방역당국에 진단검사를 의뢰했지만 두 사람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다만 북한이 언급한 월북자와 우리 당국이 파악하는 월북 추정자가 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서 발표한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의 개인정보가 정확하게 확인돼야 특정이 가능할 것 같다"며 "관계부처에서 계속 정보를 확인 중이기 때문에 확인되는 대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검사 능력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월북자의 상기도 분비물과 혈액에 대해 여러 차례 검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하면서 '확진' 대신 '의진(의심)'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전문가들은 단순 감기증상을 신종 코로나로 오해 또는 확대 해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북한이 어떤 방법으로 월북자를 검사했는지 모르지만, 올해 초 중국에서 검사 키트를 수입한다는 얘기가 있었고 만에 하나 그걸로 했다면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강을 건너 가면서 몸이 안 좋아 나타나는 증상을 신종 코로나로 오해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김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감시망을 피해 철책 밑 배수로를 통과한 뒤 한강 하구를 헤엄쳐 북측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개성시를 전면 봉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봤을 때 이를 단순한 '쇼'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내에서도 김씨 주변을 좀 더 광범위하게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지역발생 9명, 해외유입 16명 등 총 25명이었다. 해외유입 확진자 중 7명은 검역단계에서 확인됐고, 9명은 입국 후 지역사회 자가격리 중에 발견됐다.
방역당국은 본격 휴가철을 맞아 클럽이나 감성주점, 콜라텍 등 고위험 시설과 파티를 하는 게스트하우스 등에 대해 지자체장이 강화된 방역수칙을 강제할 수 있게 했다. 추가 방역수칙은 시설면적 4㎡당 1명으로 이용인원에 제한을 두거나 3시간 운영 후 1시간 휴식하는 시간제 운영, 사전예약제 실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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