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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 타격에… 트럼프, 대선 경합주서도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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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 타격에… 트럼프, 대선 경합주서도 밀린다

입력
2020.07.27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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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D-100… 바이든이 모든 지표서 우세?
투표율 좌우 '열성 지지층'은 트럼프가 많아
코로나 재확산 추이ㆍTV토론 막판 변수

11월 3일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FP 연합뉴스

11월 3일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도널드 트럼프(왼쪽 사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FP 연합뉴스


차기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운명의 승부가 26일(현지시간) 현재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11월 3일 대선 결과에 따라 4년 전 '워싱턴의 이단아'에서 백악관의 주인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가 계속될 지가 판가름 난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국제사회의 기존 질서를 뒤흔들며 숱한 논란을 야기한 그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지구촌은 지금보다 더한 홍역을 앓을 공산이 커 보인다.

대선 맞상대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국의 가치 복원을 기치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트럼프 대 바이든'의 대결이라기 보다는 여러 모로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 구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지지층의 충성도는 여전히 강렬하지만 동시에 비판 정서 역시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시대'가 기성 정치를 뒤집는 선명성의 정치를 펼쳤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각종 대립과 갈등을 부채질해 미국 사회를 두 쪽으로 갈랐다는 방증이다. 트럼프 집권 4년의 연장이 걸린 이번 대선도 진영 간 정면충돌로 격렬한 대립이 예상되면서 선거 결과를 두고서도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가 바꿔놓은 판세… 모든 지표 바이든에 기울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제 호황에 힘 입어 올 초만 해도 재선이 무난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최대 치적으로 자부했던 경제가 무너지면서 코로나 부실 대응 책임론이 커졌고,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계기로 촉발된 반(反)인종차별 시위가 겹치면서 각종 지표상의 승기는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로 확연히 기울었다.

25일(현지시간) 각종 여론조사를 집계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최근 2주간(7월 9~21일) 전국 8개 여론조사 평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49.6%로 트럼프(40.9%) 대통령을 8.7%포인트 앞섰다. 연초 4~5%포인트 수준이던 두 사람의 격차가 코로나19 사태와 인종차별 반대시위로 확연히 벌어진 것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그 격차가 두 자릿수로 나타나기도 했다.
주(州)별 선거인단 확보로 결정되는 미국 대선의 특징을 감안할 경우 더 중요한 건 경합지역의 여론 추이다. 선거예측분석기관인 '270toWin'은 23일 현재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각각 169명과 278명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 기준선(270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이 기관은 미시간ㆍ펜실베이니아ㆍ위스콘신 등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6~8%포인트 이길 것으로 내다봤고, 또 다른 경합주인 플로리다ㆍ노스캐롤라이나ㆍ애리조나ㆍ오하이오 등은 박빙으로 분류했다.

코로나로 경제 타격... 트럼프에 대한 염증도 커져

트럼프 대통령의 열세는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 때문이다. 지난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은 미시간ㆍ펜실베이니아ㆍ위스콘신 등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였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었던 이 지역 노동자들이 제조업 공동화로 피해를 입으면서 보호무역과 반(反)이민을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토양이 됐다. 하지만 지난 4년간 기대했던 변화가 없었던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이 지역의 실업자가 급증하는 등 다른 지역보다 더 큰 타격을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공식에 적신호가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이번 대선 구도를 보다 확연히 드러내는 지표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7월 7~23일 평균 지지율이 42.2%에 그치면서 부정평가(56%)가 13.8%포인트나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염증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로널드 레이건 등 재선에 성공했던 대통령들이 대선 100일을 앞든 시점에서 긍정평가가 앞서거나 최소한 긍정 및 부정평가가 비슷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위험수위에 도달한 셈이다.

충성도는 트럼프가 앞서… 경제 회복과 TV토론이 막판 변수

대다수 지표상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처지이지만 트럼프 캠프 측이 내심 기대하는 변수가 없지는 않다. 바로 지지자들의 충성도다. 최근 ABC방송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층의 94%가 "트럼프 지지에 열정적"이라고 답한 데 비해 바이든 지지층은 79%에 그쳤다. USA투데이 조사에선 '지지 후보에 흥분돼 있다'는 응답이 각각 50%와 27%였다. 지지층의 충성도가 투표율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수치다.

실제 트럼프 캠프는 "우리 지지자들은 투표장에 반드시 나오지만 바이든 지지자들은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 반대시위 와중에도 이른바 '문화 전쟁'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만 올인하는 태도로 일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반트럼프 기류도 워낙 강하다 보니 그의 낙선을 위해 투표장을 찾는 이들이 많을 것이란 예측도 적지 않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반대의 강도가 투표율을 좌우할 것이란 얘기다.

또 다른 핵심 변수는 코로나19 재확산 추이와 경제 회복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가 코로나19에서 비롯된 만큼 경합주에서 가시적인 경제 회복 조짐이 나타날 경우 막판 대역전극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TV토론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특히 코로나19로 대규모 유세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그나마 대선주자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이기도 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TV토론에서 말 실수를 하거나 어눌한 모습을 보일 경우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반으로 흘러온 대선 구도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실제 트럼프 캠프 측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나이(77세)를 공세 포인트로 삼아 그의 지적 능력을 물고 늘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74세나 되지만 상대적으로 낫다는 평가를 유도하는 것이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대표는 "선거판에 바이든은 없고 트럼프와 반트럼프만 있는 것 같다"면서 "바이든의 우세는 부동층 때문이지만 부동층은 순식간에 움직이는 만큼 여전히 결과를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워싱턴= 송용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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