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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귀순'의 단골 물길...강화 교동도-연백 2.5㎞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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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귀순'의 단골 물길...강화 교동도-연백 2.5㎞는 어디

입력
2020.07.26 17:16
수정
2020.07.2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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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 탈북민 A씨 헤엄쳐 월북했을 것으로 추정
'수영 귀순' 北주민 잇따라 발견돼…경계태세 도마

인천 강화군 교동도 난정리 앞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인천 강화군 교동도 난정리 앞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북한이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되는 탈북민 20대 A씨가 3년만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다시 월북했다며 특급경보를 발동한 것과 관련해 군 당국에서도 그가 개성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하면서 그 경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군은 A씨가 육지보다는 물길을 이용해 개성으로 향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인천 강화군 교동도와 북한 황해남도 연백군을 잇는 경로를 통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곳은 직선 거리가 2.5~3㎞라 헤엄을 쳐서 이동이 가능하다. 특히 접경 지역인 북쪽 해안에는 철책이 설치돼 있지만, 남측은 주민들이 생활하는 지역이라 경계태세가 상대적으로 완화된 상태로 전해진다. 알려진 것만으로도 이곳을 통해 여러 차례 탈북·월북이 이뤄졌다.

2012년 9월 9일에도 교동도에서 주민 신고로 20대 남성 탈북민이 발견됐다. 그의 탈북 여정을 살펴보면 이 '단골 경로'를 자세히 엿볼 수 있다. 당시 정부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같은 해 8월 20일쯤 탈북을 결심한 그는 평안도 내륙의 자택에서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200㎞ 넘게 남쪽으로 이동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한 번도 북한의 검문에 걸리지 않고 9월 2일쯤 교동도 전방의 북측 해안지역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후 해안 지역에서 은신하다 이튿날 자정 북한의 해안 철책을 지나 한강에 몸을 던졌고, 통나무를 붙잡고 헤엄쳐 교동도로 접근했다. 4일 새벽쯤 교동도에 도착한 그는 해안가에 설치된 철조망을 발견했지만 태풍으로 유실된 남측 철책 하단부에 임시로 돌을 쌓아 막아놓은 것을 발견, 이를 치우고 들어온 후 원상 복구를 해놓았다.

그리고 나서 이 남성은 교동도 해안 인근 민가의 창고에서 먹거리를 훔치거나 고구마 등을 캐먹으며 엿새나 연명하다 이를 발견한 주민 신고로 9일에서야 군 당국에 붙잡혔다. 당시 이 사건은 큰 충격이었고 합동참모본부는 탈북자가 철책을 통과한 것에 대해 관련자를 문책, 해당 시설에 대한 보강 작업과 함께 경계 병력과 감시 장비를 늘리겠다고 공표했다.

탈북민 월북 추정 경로. 강준구 기자

탈북민 월북 추정 경로. 강준구 기자

그러나 이 같은 발표가 무색하게도 2013년 8월 23일, 이와 비슷한 경로를 이용해 40대 북한 남성이 개성에서부터 맨몸으로 5시간 이상 헤엄쳐 또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 교동도와 강화도 사이 급류를 따라 남한에 들어온 그는 민가에 도착해 "북에서 왔다"며 노크했다. 2014년 8월 14일 또한 20대와 50대의 부자지간 북한 주민 2명이 교동도로 헤엄쳐 와 해병대 초병들에게 발견됐고 "살려달라, 귀순하겠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2017년 8월 11일에도 20대 북한 남성이 교동도 해안에서 나타났다. 그 역시 부유물에 의지해 바다를 헤엄쳐 왔다. 당시 경계근무 중이던 해병대 초병이 열상감시장비(TOD)로 귀순자를 발견, 수칙에 따라 안전하게 유도하면서 무사히 뭍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군 당국은 이번에 월북한 A씨의 탈북 시기를 2017년으로 압축, 특정해 조사하고 있다. 월북 역시 탈북 경로와 같이 헤엄을 쳐 넘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교동도 해안에서는 그동안 북한 주민 추정 시신도 여럿 발견됐다. 2015년 7월 3일에는 해병대 초병들이 교동대교 13번 교각에 걸린 변사체를 발견하는 일이 있었다. 인양된 시신에서는 북한 화폐와 담배 등 유류품이 나왔다. 통일부 보고에 따르면 1999년 '북한주민사체처리지침'이 제정된 뒤 2018년 2월까지 해안가에서 발견된 북한 민간인 추정 사체는 93구로 나타났다.

북한은 앞서 2015년부터 서해 일대 요새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교동도와 마주하고 있는 한강 하구 황해남도 연백 지역에도 염전 노동자 등의 탈북을 막기 위해 초소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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