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료 인상 카드 내놓은? KBS '곤혹'
"부산에서는 수신료 받아가지 마세요!"
24일 재난주관방송사인 KBS에 대한 시청자들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전날 밤 기습적인 집중 폭우로 인명, 재산 피해가 상당한 수준이었음에도, 공영방송이 재난 보도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다. 특히 지방이란 이유로 재난피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것 아니냐, '서울공화국'이란 말처럼 수도권만 중심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냉소도 불거지고 있다.
부산시 재난안전상황실은 23일 오후 2시 34분 부산 전역에 호우대비 및 시민행동 요령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폭우로 침수돼 3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던 오후 10시 무렵엔 연제구와 금정구 등이 침수피해를 주의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 시간 KBS는 1TV와 2TV 채널에서 정규 편성됐던 시사ㆍ교양프로('다큐 인사이트' '더 라이브')와 드라마('출사표') 예능('살림 하는 남자들') 등을 예정대로 그대로 방영했다.
이 때문에 23일 밤부터 KBS시청자권익게시판에서는 시청자들 항의가 이어졌다. 이모씨는 "지금 부산에 비가 와서 거의 모든 도로가 침수되고 건물로 비가 들어찼는데 뉴스에서는 한두꼭지 하다가 말았다"고 꼬집었다. 다음날 다른 시청자도 "부산 시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을 올리고 한참 지난 뒤에야 기사를 내는 걸 보니 속이 터진다"고 비판했다.
KBS는 재난방송 보도 기준에 따라 특보를 냈다고 해명했다. KBS 관계자는 "23일 오전 9시 20분부터 재난방송 1단계에 해당하는 '하단 스크롤' 자막 방송을 실시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23일 오후 10시 20분부터는 각 지역에 발효된 특보 내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방송화면 우측 상단에 데이터 자막 방송도 하고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메인 뉴스인 뉴스9, 밤 11시 30분에 시작하는 '뉴스라인'에 기상 뉴스를 가장 먼저 배치했고, 뉴스라인의 경우 20분에 걸쳐 피해 사실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해명을 내놓으면서도 KBS는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경영 악화 때문에 수신료 인상 카드를 내놓은 상태여서다. 당장 항의하는 이들부터 "수신료를 왜 내야 하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전국의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신료 인상에 찬성하는 이들은 고작 6%였다.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14%, 아예 폐지하라는 목소리는 46%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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