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이 강연료면 주가 조작' 발언에 "공범 의미"
"아직 공모 판단 어려워…다른 증거 무엇인지가 관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녹취록이 공개된 것과 관련 "한 검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죄 혐의에 대해 상당히 예단하고 있는 대목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이 녹취 자체만으로 공모인지 판단을 하기는 어렵고 그건 검찰이나 법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도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유 이사장이 주가 조작 혐의가 있다고 예단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 검사장이 유 이사장에 대해) '관심없다'고 얘기는 하면서도 '3,000만원이 강연료면 주가 조작이다'라고 하면 (유 이사장이) 주가 조작의 공범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연이 목적이 아니고 주가 조작을 위해 유 이사장을 동원했고, 유 이사장도 그것을 알고 돈을 받았다면 범죄 혐의가 있다는 예단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또 "그 다음에 '그런 건 해볼만 하지', '그러다가 한 건 걸리면 좋지' 이런 대화를 통해 무리한 또는 공작적 취재를 약간 방조하는 단서들이 있다"고 봤다.
다만 "어떤 행위를 합의하거나 승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는 공모를 단정할 수는 없다"며 "그 이후의 진술, 사실관계 중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 사이에 어떤 컨센서스가 있었는지 보여주는 발언들을 보면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와의 대화로 유 이사장에 대한 강압, 표적취재에 상당히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김 의원은 "관련된 여러 정황이 몇가지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는 게 수사팀의 관심사고, 법원의 판단에도 그런 것들이 녹아있을 것"이라며 "여러가지 자료가 있다고 한 것을 보면 단순히 녹취록에 대한 판단으로 수사팀이나 법원이 판단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황과 관련해서는 "한 검사가 '나를 팔아라, 내가 검찰 수사팀에 이야기해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수사 중 나왔는데 공작적 요소가 개입돼있는 유 이사장 관련 취재에 (한 검사장이) 대응한 부분"이라며 "또 이 전 기자와 (당시 배석했던) 후배 기자와의 대화에 보면 '한 검사가 빨리 이철에 대한 압박을 세게 하라고 한다, 왜 안 하냐고 재촉한다' 이런 대목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전 기자가 이 같은 발언이 담긴 한 검사장의 육성 녹취와 관련해 '취재를 용이하게 하려고 다른 사람을 대역으로 써 조작했다'는 취지로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후배 기자에게 선배로서 면을 세우기 위해 녹취까지 저장하며 거짓말을 했다는 것인데, 기자라고 보기 어렵고 전문적인 범죄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월 13일 대화를 통해 한 검사장이 '아, 이 친구들이 유시민을 뭔가 파는구나'하고 생각해 이후 관심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나를 팔아라', '수사팀에 얘기해주겠다', '왜 적극적으로 안 하느냐' 이런 대화들을 이어간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아울러 "이 부분을 판단해 줄 수 있는 다른 증거가 무엇이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며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 이사장의 비리 의혹 제보를 두고 협박했다는 강요미수 혐의로 17일 구속됐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21일 한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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