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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말8초' 앞두고 오히려 방역조치 완화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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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말8초' 앞두고 오히려 방역조치 완화하는 정부

입력
2020.07.22 14:37
수정
2020.07.22 15:41
2면
0 0

2월에도 대통령 '위기완화' 시그널 보내고
곧이어 대구경북 대유행 겪어
유동인구 급증 휴가철에 방역 장벽 내려 우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 중 해외유입 확진자가 34명으로 밝혀진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해외입국자들이 일정 간격을 두고 전용 공항버스를 탑승 대기 장소에 앉아 있다.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 중 해외유입 확진자가 34명으로 밝혀진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해외입국자들이 일정 간격을 두고 전용 공항버스를 탑승 대기 장소에 앉아 있다.뉴시스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아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환자 규모가 30명을 향해가던 지난 2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 위축을 걱정하는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 앞에 섰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불안감을 털어버리라는 메시지를 상인과 시민들에 전했다. 다음날 문 대통령은 비슷한 시그널을 다시 발산했다.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재계 대표들과 만난 자리였다.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입니다.” 경제 회복을 바라는 발언이었지만, 문 대통령은 ‘지금의 신종 코로나 유행은 심각하지 않다’라는 정부의 판단을 잇따라 강조한 셈이었다. 방심 혹은 정부의 지나친 자신감 탓이었을까. 그로부터 1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대구ㆍ경북 신종 코로나 대유행의 비극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7말 8초’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정부가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 유행 상황을 오판하는 듯한 신호를 보내 의료계를 중심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휴가로 유동인구와 밀접접촉이 전국적으로 크게 늘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정부가 종교단체에 대한 고강도 방역지침을 완화하고, 박물관 등 공공시설 운영재개를 허용하면서다. 자칫 정부의 판단이 “이제 신종 코로나 위기는 끝났다”라는 메시지로 국민에 전해진다면 지난 2월 대유행의 낭패를 다시 겪을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에 따르면 24일부터 정규예배 이외의 교회 소모임과 단체식사를 금지해온 방역강화조치가 해제된다. 교회 방역강화조치는 지난 10일부터 시행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안본 회의를 주재하고 "대부분의 교단과 성도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켜준 덕분에 최근 교회 소모임 등으로 인한 감염 사례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회 방역강화 조치를 24일부터 해제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방역강화조치가 시행된 기간에 교회에서의 신종 코로나 유행 사례가 드물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6월 이후 교회에서의 집단 감염 사례는 수도권과 광주, 대전에서만 발생했다.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이달 첫째주 36명에서 둘째주 22명, 셋째주 14.6명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중안본은 이날 교회 방역강화조치를 완화하면서도 휴가철 인구이동을 대비한 방역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과학적 근거에 따라 방역 수준을 조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조정'이 아닌 '완화'만으로 흐르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의료계에는 가을철 이전에 신규 환자를 대폭 줄여야 유행 규모가 다시 늘어나더라도 의료체계가 대응할 여력이 있다는 의견이 많다(아래 본보 20일 보도 9월이면 독감환자와 뒤섞인다… "가을 전 확진자 0명 만들어야 산다" 참조). 이밖에 정부와 지자체는 수도권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예정대로 이날부터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 등의 운영을 재개했다.

한편 중안본은 이날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는 이라크 현지에서 한국인 건설근로자들을 귀국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귀국을 희망하는 근로자 290여명을 공중급유기(KC-330) 2대로 귀국시킬 계획이다. 근로자들을 태운 공중급유기는 24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들은 유증상자와 무증상자의 기내 좌석을 분리해 국내로 입국하며, 입국 이후에도 검사를 받는 한편 다른 입국자와 동일하게 14일간 격리될 예정이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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