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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빼앗긴 문화생활 재개 첫날... 사람들의 웃음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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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빼앗긴 문화생활 재개 첫날... 사람들의 웃음도 돌아왔다

입력
2020.07.22 16:5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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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ㆍ미술관ㆍ박물관 10곳 개장에 이용객 몰려
"다시 찾은 일상에 감사... 방역도 유의할 것" 한목소리

22일 오전 10시 149일 만에 문을 연 서울 강남구 국립청소년어린이도서관에서 '1호 손님'인 서초구 주민 박주현(37)씨와 자녀가 출입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김현종 기자

22일 오전 10시 149일 만에 문을 연 서울 강남구 국립청소년어린이도서관에서 '1호 손님'인 서초구 주민 박주현(37)씨와 자녀가 출입 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김현종 기자


22일 오전 10시가 임박한 시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마스크를 낀 직원 10여명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통상 빌딩 현관을 지키는 심각한 표정의 방역 관리자들과 달리, 도서관 직원들의 기대에 찬 모습이 마스크 밖으로도 조심스럽게 새어 나왔다.

이날 이곳의 분위기가 뭔가 달랐던 이유는 2월 25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문을 닫은 후, 149일 만에 처음으로 이용객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엔 안내 직원뿐 아니라 행정직 간부들까지 나와 '1호 이용객'을 기다렸다. 개관 시간인 오전 10시에 딱맞춰 방문한 박주현(37)씨는 "여덟살 아이가 지금까지 도서관에 오지 못해 답답해 했다"며 "오늘 문을 연다길래 바로 찾아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누리지 못했던 문화생활이 부분적으로나마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공공시설 운영 제한조치 완화 결정에 따라, 이날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도서관ㆍ미술관ㆍ박물관이 일제히 문을 열었다.

이날 문을 연 곳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민속박물관 등 10개 문화시설이다. 도서관은 2월 25일 문을 닫아 149일 만에, 미술관과 박물관은 일부 개방을 철회한 5월 29일 뒤 52일 만에 바깥사람을 맞았다. 국립공연장과 국립예술단체 등은 25일부터 자체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공연을 재개한다. 모든 시설에서는 이용 인원을 최대 수용 인원의 30%까지 제한하고 QR코드 확인을 의무화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폐쇄했던 수도권 도서관과 박물관 , 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52일 만에 운영을 재개한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 직원이 열화상카메라로 입장객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폐쇄했던 수도권 도서관과 박물관 , 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52일 만에 운영을 재개한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 직원이 열화상카메라로 입장객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이날 문을 연 문화시설에는 재개장을 손꼽아 기다리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매표소 앞에 시민 50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 노부부, 친구 등 연령층도 다양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사전 예약자 700명이(오후 4시 기준) 신청해 미술관을 찾았다.

12세 자녀와 박물관을 찾은 오재호(45)씨는 "어제 저녁 뉴스를 보자마자 사전예약을 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경기 양평군에서 아내와 온 정성호(68)씨는 "어제 문을 여는 줄 알고 왔다가 허탕을 쳤는데, 오늘은 즐겁게 데이트를 하고 가겠다"며 밝게 웃었다. 경기 파주시에서 친구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은 이지원(23)씨도 "보통 1달에 2, 3번은 전시를 볼 정도로 자주 왔는데, 이번엔 6개월 만에 왔다"며 재개장을 반겼다. 이날 공공시설을 찾은 시민들은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됐고, 방역에도 각별히 유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시설 관계자들은 혹시 모를 방역 공백에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책 소독기를 자료실마다 새로 구비해, 아이들이 읽은 책을 바로바로 소독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생활방역사 5명을 고용해 산하 전시관에 상주시키며 매일 방역에 나선다. 현대미술관과 중앙박물관 등에서도 매표소 줄을 너무 바짝 붙어 서면 직원이 와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하고, 마스크를 바로 착용하지 않을 경우 일일이 주의를 주는 모습이 목격됐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만큼 관람객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입장 단계부터 발열 체크를 하는 등 방역 수칙을 최대한 준수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도 안전한 문화시설 이용을 위해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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