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유충' 불안 불식에 안간힘, 유충 발견 신고 잇따라
‘유충 수돗물’에 대한 불안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성동구에 있는 뚝도아리수정수센터의 정수 과정을 21일 언론에 공개했다. 고조된 불안과 불신을 누그러뜨리는 데 힘쓰는 모양새다.
이날 시설 공개에 나선 김중영 뚝도아리수정수센터장은 “지난 20일 환경부 및 한국수자원공사와 정수센터를 합동 점검한 결과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서울시 수돗물을 2004년 ‘아리수’로 명명한 뒤 노후 상수도관 정비, 직결급수 전환, 고도정수처리시설 구축 등 꾸준히 수질 개선에 힘을 쏟은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실제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지난달 공개한 ‘2019년 수돗물품질보고서’에 따르면 아리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64개 항목 보다 많은 171개 항목 모두 기준치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생물, 유해영향 무기물질, 유해영향 유기물질, 소독제 및 소독부산물질, 심미적 영향물질 등 먹는 물 수질기준 60개 항목은 매일 2L의 물을 섭취해도 건강상 위해가 나타나지 않는 수준으로 결정된 값이다. 39개 항목은 아예 검출되지 않았고, 나머지 21개 항목도 기준치 이하였다. 아리수 2L를 마셔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또 지난해 서울시내 아파트 등 집단거주시설을 포함한 일반지역 수도꼭지 5,207곳, 노후 배수관 지역의 아리수 192곳의 수질검사도 모두 이상 없었다. 탁도 잔류염소 등 12개 항목은 서울시내 208개 지점에서 24시간 실시간으로 측정ㆍ관리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와 아리수 앱에 공개하고 있다.
이처럼 양호한 수질은 취수장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한 덕분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아리수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경기 양수리 팔당호(팔당댐)부터 한강 잠실수중보까지 25㎞ 구간에 있는 5개 취수장에서 끌어 온 한강 물로 만든다. 취수장은 조류와 페놀 등 7개 항목을 24시간 감시하는 수질자동측정기, 식물성 플랑크톤(반달말)과 전기활성미생물을 활용한 생물경보장치, 취수장 주변에 설치한 기름유입방지막을 이용해 오염원 유입을 감시한다. 최근 10년간 5개 취수장의 평균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1.5~1.9㎎/ℓ, 2019년 BOD 평균은 1.7㎎/ℓ로, 하천수 생활환경 BOD 기준 7개 등급 중 두 번째인 ‘좋음(2.0㎎/ℓ이하)’에 해당한다.
서울 전 지역에 아리수를 공급하는 정수센터 6곳(강북ㆍ구의ㆍ영등포ㆍ광암ㆍ뚝도ㆍ암사)은 취수장에서 온 물을 착수(물을 안정시키고 수량을 조절)→혼화ㆍ응집(정수처리 약품을 넣어 미세 입자를 뭉치게 함)→침전(덩어리를 가라앉힘)→여과→소독(오존ㆍ입상활성탄) 과정을 거쳐 배수지(각 가정으로 보내기 전까지 저장하는 중간 물탱크)로 보낸다. 정수센터 6곳은 2010~2015년 순차적으로 오존과 입상활성탄 공정도 추가했다. 이 과정을 거쳐 하루 평균 317만톤의 수돗물이 생산돼 각 가정으로 공급되고 있다. 시민 1명이 하루에 약 304L를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특히 정수센터 6곳의 취수ㆍ생산ㆍ급수 전 공정은 2016년 국제표준기구(ISO)의 식품안전경영시스템(ISO 22000) 인증을 획득했다. ISO22000은 식품 생산 및 제조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제표준규격으로, 제품안전성과 안전한 물 생산을 위한 매뉴얼은 물론 폐기물ㆍ청소ㆍ해충관리ㆍ개인위생 등 위생관리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ISO22000는 김치 만드는 공장 등이 받는 인증”이라며 “아리수를 ‘식품’으로 간주하고, 그에 맞는 위생 관념을 갖고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는 이날에도 이어졌다. 서울 양천구의 다세대주택에 사는 주민이 “화장실 바닥에서 1㎝정도 길이의 검은색 유충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동작구 한 아파트에서도 “욕실 샤워기에서 붉은색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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