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만 1,700곳 넘어...올해만 1,2분기에 90건 넘게 부적합 판정
물탱크에 저장해 이용하다 보니 체계적 관리? 더 어려워
인천을 시작으로 수돗물 유충 사태가 서울과 부산 등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농어촌 지역 마을 상수도의 적극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을 상수도는 광역 상수도보다 오염에 더 취약해 자칫 더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충청권 각 시.도에 따르면 소규모 급수시설을 포함해 대전에는 30곳, 세종에 101곳, 충남에 1,715곳의 마을 간이 상수도를 해당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부분 지하수를 끌어올려 소독한 뒤 탱크에 저장해 식수와 세면 등에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농어촌 지역 마을 상수도 시설의 상당수는 대규모 설비를 갖추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광역상수도와 달리 제대로 된 위탁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어 오염 등에 더 취약하다는 점이다. 수질을 측정하고, 물 소독과 물탱크 청소 등 관리를 하고 있지만, 탱크 안에 장기간 물이 정체돼 생기는 문제는 뚜렷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충남에선 올해 16개 항목을 기준으로 진행한 수질 검사에서 1분기에 94곳, 2분기에 90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1분기에는 청양에서만 31곳, 천안 15곳, 홍성과 예산 각각 7곳, 노산 6곳, 당진.부여.서천 각 5곳, 아산.금산 각 4곳, 공주.계룡 각 2곳, 서산 1곳 등이 수질 검사에서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는 부여에서 무려 42곳의 마을상수도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천안과 예산, 청양, 천안, 당진, 홍성 등에서도 5~16곳의 마을 상수도 수질이 기준을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대전에선 1분기 2곳, 2분기 4곳이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에선 두 차례에 걸친 분기별 수질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이 나온 마을 상수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을 상수도 오염 문제는 이미 4년 전 충남도의회에서 거론됐다. 김홍열 전 충남도의원은 2016년 5월 임시회에서 “도내 농어촌 지역 상수도 물탱크가 오염돼 주민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물탱크는 설치 목적인 비상급수 보전을 위해 최대 용량 기준 60%의 물을 보유토록 해 추가 20%의 물로 수위 조절을 하며 계속 보충과 사용을 반복하다 보니 사실상 (탱크)안에 있는 물이 썩거나 변질될 수밖에 없다”고 문제 제기했다. 이어 “아무리 소독된 지하수 원수라고 해도 사수지역에서 장시간 정체되면 잔류 염소가 증발해 농도가 낮아져 결국 병원성 세균 등의 번식을 유발할 수 있다”며 “변질된 물은 평소에는 미세하지만 계속 누적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전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지역구에 귀농한 주민이 마을상수도 문제 해결 민원을 요청해 현장을 다니면서 확인해 보니 농어촌 지역 마을상수도는 상대적으로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는 데다 주민들의 상수도에 대한 관심도나 인식도도 도시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독과 물탱크 청소, 그리고 탱크 안 물의 정체 해소 등이 병행되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약한 마을 상수도 문제는 농어촌지역에 조성된 농공단지도 마찬가지다. 농공단지 상당수는 마을 상수도와 마찬가지로 방식으로 물탱크에 저장한 물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의 농공단지는 이런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은 전국에서 농공단지가 가장 먼저 생겨 노후한 곳이 많은 데다, 농공단지 수도 조성 중인 곳을 포함하면 92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충남도는 최근 간이상수도 탱크를 포함한 농공단지 노후기반시설 개선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공문을 통해 각 시ㆍ군에 대상을 파악, 제출토록 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농어촌 지역 마을상수도는 시.군에 수질검사 등 적극적인 관리를 독려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광역상수도에 비해 관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해 오염 가능성이 좀 더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주민 건강과 직결된 만큼 마을 상수도를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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