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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마라톤 협상 끝 1027조 코로나 지원금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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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마라톤 협상 끝 1027조 코로나 지원금 합의

입력
2020.07.21 17: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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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시간 정상회의... 20년 만 최장
최대 쟁점 보조금 비율? 22% 줄어
"유럽 역사적인 날" 통합가치 회복

21일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조성 문제를 협상하는 유럽연합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두번째)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이 대화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21일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조성 문제를 협상하는 유럽연합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두번째)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이 대화하고 있다. 브뤼셀=AP 연합뉴스


사상 최악의 감염병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닷새째 마라톤 협상 끝에 ‘경제회복기금’ 조성에 합의했다. 1,000조원이 넘는 기금을 27개 회원국이 공동 운영한다.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보조금 비중은 초안보다 줄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공동 대응하는 EU의 통합 가치를 복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1일(현지시간) “합의했다!(Deal)”는 트윗을 통해 협상 성공을 알렸다. 이날 회원국들은 7,500억유로(약 1,027조4,000억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과 1조740억유로(약1,471조8,000억원) 규모의 2021~2027년 EU 장기 예산 합의안을 도출했다. 17일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4차례에 걸쳐 무려 90시간이 넘는 산고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00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긴 EU 정상회의였다”고 전했다.

협상 과정은 지난했지만 코로나19 공동 대응 발판을 마련한 만큼 EU 내 분위기는 한껏 고무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의 역사적인 날”이라고 칭했고, 미셸 상임의장은 “유럽 프로젝트 마법이 계속 작동하고 있다”면서 지역공동체로서 EU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협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기금 지원형식은 보조금 비율을 줄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보조금은 3,900억유로(약 534조7,000억원), 대출금은 3,600억유로(약 493조6,000억원)로 각각 정해졌다. 상환 의무가 없는 보조금 규모가 초안(5,000억유로)보다 22% 감소한 셈이다. 보조금 비율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린 탓에 타결이 쉽지 않았다. 17,18일 이틀간 계획했던 이번 정상회의가 연장에 연장을 거듭한 이유다. 코로나19 피해도 크고 재정도 열악한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부 국가는 대출 형식 기금을 반대하는 반면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웨덴, 덴마크 등은 자국의 손해를 우려해 부채나 다름 없는 보조금 지원에 반대했다.

그럼에도 추락한 경제를 회복하자는 대의가 EU 정상들을 움직였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유럽은 “코로나19 대유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부 지도자들은 이번 협상이 불발되면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경제위기가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회의를 지속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EU 집행위는 올해 역내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8.3%나 급락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공동 대응 중요성을 강조해 온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협상 타결 후 “유럽 전체가 위기에서 벗어날 기회”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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