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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소문 많던 태릉골프장, 대통령이 찍었으니 이번엔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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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소문 많던 태릉골프장, 대통령이 찍었으니 이번엔 되겠지"

입력
2020.07.21 19:30
수정
2020.07.2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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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갈매지구 주민들 개발 기대감 커지고
매물 거두려는 움직임... 전셋값 상승 우려
옆 구리갈매역세권지구와 '통개발' 의견도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연합뉴스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뭔가 되긴 할 거 같은데…."

21일 경기 구리시 갈매지구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A씨는 전날 국무조정실 발표에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 이곳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택공급 부지 후보로 언급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과 5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A씨는 "그간 태릉골프장 개발과 관련한 뜬소문이 많았으나, 모두 말뿐이었다"며 "그래도 대통령이 이곳을 찍은만큼 기대감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주택공급 방안 가운데 하나로 최대 2만가구 규모의 태릉골프장 일대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당장 매물을 거두는 집주인이 속속 등장하는가 하면, 곧 전셋값이 요동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태릉골프장과 인접한 구리갈매역세권지구와 '통개발'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날 갈매지구 부동산 현장은 관망세를 보였다. 아직 정부 방안이 명확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발 빠른 집주인은 이미 매물을 거두고, 매수 문의 전화도 이따금 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갈매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어제(20일)는 태릉골프장 관련 전화가 8통 정도였는데, 오늘은 50통 넘게 왔다"며 "대다수는 집주인들의 문의이며, 취득세 및 보유세 부담으로 매수 문의는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조심스레 집값 상승을 예측한다. 군부지로 묶여있던 태릉골프장 개발이 본격화되면, 인근 수요도 자연스레 올라갈 것이란 기대다. 땅주인이 없기에 토지보상 등 시간이 걸리는 절차가 없다는 점도 한몫한다.

태릉골프장 인근 주택지구

태릉골프장 인근 주택지구

문제는 전세다. 태릉골프장 주택 청약 대기 수요가 인근 지역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최근엔 여느 지역처럼 갈매지구도 전세 매물이 실종된 상황이다. 이곳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B씨는 "전용면적 84㎡ 기준 전셋값이 한달 전보다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올랐다"며 "올 연말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에겐 걱정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라고 밝혔다.

태릉 지역을 구리갈매역세권지구와 동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태릉골프장과 맞닿은 이곳에 2024년 6,395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현재 토지보상 마무리 단계다.

지구 내 부동산 대표는 "태릉골프장을 피해 지구를 지정한 탓에, 협소한 남측 부분은 사실상 죽은 지역"이라며 "단계적 공급이 아닌 통개발로 주택을 한꺼번에 쏟아내면, 공급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난색을 표한다. 태릉과 구리갈매역세권지구를 함께 개발하려면 지구 지정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태릉골프장 개발 관련 검토가 이제 시작됐기에, (통개발은) 아직 검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단체는 태릉골프장 개발 반대에 나섰다. 문 대통령이 20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는데, 대안으로 제시된 이곳 또한 그린벨트 지역이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을 비롯한 30개 시민단체는 21일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공급확대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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