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20일 4ㆍ13 총선 참패 이후 당 재건 차원에서 논의한 새 정강정책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는 ‘2ㆍ28 대구 민주화 운동, 3ㆍ8 대전 민주의거, 3ㆍ15 의거, 4ㆍ19 혁명, 부마항쟁, 5ㆍ18 민주화 운동, 6ㆍ10 항쟁의 정신을 이어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근대화와 민주화가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를 모두 인정하고 계승해 국민 통합을 이루자는 취지다. 너무나 당연한 이 명제를 보수야당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네 번이나 패배하고서 뒤늦게 받아들였다. 통합당이 오랜만에 미래로 나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만큼 극우로 치달았던 과거의 퇴행을 더는 반복하지 않기 바란다.
‘통합당은 모두의 내일을 함께 만들어가는 정당이다’라는 선언으로 정강이 시작하는 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한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통합으로 가야 한다는 다짐으로 이해된다. ‘3ㆍ1 독립운동 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정강에 명시함으로써 ‘1948년 건국론’이 야기한 불필요한 정치 논란을 종식시킨 것도 평가할 만하다.
정강 초안은 또 공정한 기회를 위해 입시와 취업, 병역 등에서 반칙과 특권을 불허하고 경제민주화와 사회적 양극화 해소, 양성평등사회 지향 등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보수당이 그동안 권위주의, 성장주의, 엘리트주의, 부자 이미지로 기억되고 시대 변화에 둔감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만큼 이번만큼은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초안은 의원총회 의견 수렴 뒤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의결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이때 당명 개정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소속 의원들이 5ㆍ18 민주화 운동 왜곡ㆍ폄훼를 자행하는데도 징계조차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 했던 지난해 통합당 모습을 국민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정권 탈환에 목마른 통합당이 그저 변화했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 적당히 겉모습만 바꾸는 게 아니라면 새 정강을 정책에 반영해 입법 행동에 나서고, 극우 보수와도 과감히 결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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