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일 만에 지역감염 확진자 최저수준
서울요양병원 집단감염 9명으로 늘어
음성확인된 입국자 3명 양성판정 받기도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9명 발생한 서울 강서구 한 요양시설 인근 이대서울병원 선별진료소에 한 어르신이 검사를 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 수가 73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산발적 지역사회 감염이 이어지고 해외로부터 확진자가 끊임 없이 유입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느슨하게 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휴가철을 앞두고 연쇄ㆍ집단감염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2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6명 발생, 누적 확진자는 1만3,77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감염경로별로 지역사회 사례가 4명, 해외유입이 22명이었다. 지역사회 발생은 지난 5월 8일(1명) 이후 73일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한 자릿수 기록은 같은 달 19일(9명) 이후 62일 만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역사회 환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일상과 방역을 동시에 달성할 수도 있겠다는 믿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정오 기준 서울 강서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9명이 확진됐다. 이 시설의 이용자 1명이 전날 확진된 뒤 다른 이용자 8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 시설은 고위험군인 노인들이 집에서 오가며 이용하는 곳이어서 확진환자들이 가족들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져 추가 확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서울 관악구 사무실 관련 확진자도 이날 1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33명으로 늘어났다. 이 곳 소모임 관련 감염은 인근 경기도를 넘어 광주와 전남, 제주까지 퍼진 상황이다.
해외유입의 불씨도 작아질 기미를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들은 검역단계에서 10명이, 자가격리 중 12명이 확인됐다. 이들의 추정 유입 국가는 미주 4명(미국 2명ㆍ멕시코 2명), 중국 외 아시아 18명(필리핀 9명ㆍ파키스탄 3명ㆍ이라크 2명ㆍ카자흐스탄 2명ㆍ인도네시아 1명ㆍ키르기스스탄 1명)이다. 우리나라로의 입국 수요를 줄이기 위해 방역당국이 방역강화 대상국가 6개국을 중심으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해외유입 사례는 매일 10~2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음성확인서를 제출한 외국인 중 3명이 입국 후 양성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검체 채취 시점이 2~3일 정도 차이가 있어 잠복기였을 수 있다"며 "(현지)검사의 정확성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시작되는 휴가철도 바이러스 재확산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4~5월 황금연휴 기간에 서울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들이 대거 발생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특정 휴가지에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경우 집단감염 등 우려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도 "휴가지에서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고, 소규모로 떠나는 안전한 여행, 실내보다는 실외를 선택해 달라"고 당부하며 "실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안전하고 건강한 휴가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의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조직이었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전임근무인력으로 구성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 건물 4,5,6층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중수본을 7층에 한 데 모으는 작업을 지난 13일 완료했고, 파견인력을 정식 발령 내 방역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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