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이 어디있나" 파우치 박사 미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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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이 어디있나"
파우치 박사 미담 눈길

입력
2020.07.17 16:33
수정
2020.07.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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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공격에…'트럼프냐, 파우치냐' 광고까지 등장
13년 전 학부생 훈훈한 일화 공개…"훌륭한 인품"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주제로 열린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좋은 사람이지만 많은 잘못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7일 폭스뉴스 인터뷰 중)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맡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박사를 겨냥해 한 말입니다. 파우치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미국의 심각성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하면서 연일 백악관의 공격을 받고 있죠. 반(反) 트럼프 진영에서는 누구를 믿을 것이냐며 '트럼프냐, 파우치냐' 광고까지 등장하는 등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파우치 박사의 과거 미담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와 미국 보건 정책을 연구해 온 의사이자 역사가인 루크 메삭 박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13년 전 파우치 박사와 일화를 공개하면서인데요. 파우치 박사는 1984년부터 NIAID 소장으로 무려 36년 동안 에볼라, 말라리아 등 감염병 예방·치료를 진두지휘 한 전설적 인물로 세계적 권위자였죠.

메삭 박사는 자신이 하버드대 학부생이던 시절 그런 파우치 박사에게 이메일로 자신의 학사 논문과 관련해 면담을 해줄 수 있을지 문의했다고 하는데요.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파우치 박사는 대학생에 지나지 않았던 그를 사무실로 불러 친절히 모든 질문에 대답을 해줬을 뿐더러, 이후 메삭 박사가 완성한 논문을 보내자 그 논문을 꼼꼼히 정독하고 장문의 격려와 함께 조언을 해줬다고 합니다.

초면 학부생 "논문 고민" 이메일에 사무실 초대…정독하고 피드백까지

루크 메삭 박사가 1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와 관련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3년전 미담을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

그는 당시 파우치 박사가 보낸 답장도 사진으로 첨부하며 "이런 사람이 어디있느냐"는 취지로 말했는데요. 답장에서는 파우치 박사의 인품을 엿볼 수 있습니다. 파우치 박사는 "연락하는데 너무 오래 걸려 미안하지만 답장하기 전에 당신의 논문을 완전히 다 읽고 싶었다"며 "지난 여름 당신을 만나 이런 중요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쁘다"고 이메일을 시작합니다.

이후 "논문이 정말 훌륭해 즐겁게 읽었고 나도 배웠다"며 "훨씬 어린 사람들로부터도 계속해서 배우고 있는데, 나이와 경험이 쌓인다해도 이 점을 항상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죠. 그리고 논문에서 흥미로웠던 점을 언급한 뒤 "다음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에이즈)에 대해 논의할 때 대통령에게 당신의 이론을 언급하고 싶다"며 "강연과 인터뷰 등에 기회가 생긴다면 당신의 아이디어를 인용하고 싶은데 만약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알려달라"고 합니다.

학계의 선배로서 다정하면서도 진지하게 후배 연구자를 대하는 자세가 드러나죠. 이 트윗은 올라온 지 한나절도 되지 않아 25만 명의 좋아요와 3만 명의 리트윗을 받고 있습니다. 일화를 접한 이들은 "파우치 박사는 훌륭하고 품위있고 긍정적인 사람이며 존경받는 의사다. 그는 바보들을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nu****), "사려깊은 겸손한 사람이다"(K****), "미담을 공유해줘서 정말 고맙다"(ne****) 등의 반응을 보였고요.

대선 앞두고 경제활동 독려하는 트럼프에 직언…미운털 박힌 파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로즈 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왜 트럼프 정부는 이런 파우치 박사를 못마땅해 하는 걸까요? 백악관은 과거 코로나19 초기로 정확한 정보가 많지 않던 2월 파우치 박사가 "일상을 바꿀 필요는 없다", "무증상 감염자가 확산 주범은 아닐 것" 등의 전망을 했던 것을 두고 대응을 잘못했다며 흠집을 내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을 염두에 두고 경기 부양을 위한 경제 활동과 가을학기 개학을 주장하고 있죠.

그러니 "일부 지역은 봉쇄해야 한다", "각 지역 상황에 맞게 개학해야 한다"며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인정하고 맞서는 파우치 박사가 곱게 보일리가 없습니다. "코로나19 환자의 99%는 무해하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파우치 박사는 "분명히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고요. 마스크를 두고도 파우치 박사는 감염 예방을 위해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를 모욕하고 공포를 조장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하면서 대립해왔죠.

파우치 박사는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핵심이지만, 지난달 2일 이후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데요. 이렇듯 대통령이 보고를 받지 않는 것은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관료에게 해임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일종의 신호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다만 파우치 박사는 의회의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고위공무원인데요. 직무수행에 큰 문제나 비리가 있어 이를 명백히 설명할 수 있을 경우에만 해임할 수 있어요.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라도 쉽지 않겠죠.

이날 미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만5,000명으로 또 하루 최다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한 마음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해도 신속한 진화는 어려울텐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파우치 박사의 소통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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