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가 휴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는 성추행 피해 호소를 시에 호소했지만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토대로 박 시장 성추행 의혹 관련 내부 조사 등을 총괄하고 조직 내 성비위 문제 전반을 치열하게 점검해야 할 젠더 특보가 가장 위급한 시기에 자리를 비워 부절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젠더 특보는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임명된 특별보좌관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임 특보는 이날 휴가를 냈다. 박 시장이 지난해 1월 임명한 임 특보의 임기는 내년 1월14일 까지다.
임 특보는 박 시장에게 지난 8일 밤 성추행 혐의 피소 사실을 보고한 의혹도 받고 있다. 언론 인터뷰 등에서 "피소 당일 박 시장에게 '불미스런 일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보고를 드렸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과 성추행 혐의 피소를 둘러싸고 수사 내용 유출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할 공직자가 자리를 비워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 특보는 현재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관련 내용에 말을 아끼고 있다. 임 특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날 수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서울시 내부에선 임 특보를 둘러싼 잡음도 일고 있다. 시민단체 등에서 여성 관련 정책을 수 년 동안 연구했지만, 시에 들어와선 내부 공무원들과의 갈등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 주위에서 정책에 날개를 달아주고 때론 시장에 쓴소리를 해 방향을 잡아줘야 할 임 특보 등 '6층 사람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내부 비판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6층에는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불리는 정무 보좌진의 사무실이 몰려 있고, 시에선 이들을 '6층 사람들'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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