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침묵 깬 與 여성 의원들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진상 규명을"
알림

속보 침묵 깬 與 여성 의원들 "박원순 성추행 의혹 진상 규명을"

입력
2020.07.14 18:28
수정
2020.07.15 00:37
6면
0 0

朴시장 사망 후 첫 입장문… 김상희 부의장이 주도
"서울시, 외부인 참여 진상조사위 꾸려야" 제안

서울시 및 상조 관계자들이 13일 서울광장에 차려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를 철거한 뒤 영정사진을 들고 시민청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 및 상조 관계자들이 13일 서울광장에 차려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민분향소를 철거한 뒤 영정사진을 들고 시민청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피해 호소 여성에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여성 국회의원 30명 전원이 14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문 의혹에 내 놓은 입장문이다. 박 시장이 9일 극단적 선택을 한 뒤 민주당 여성 의원 이름으로 입장을 낸 건 처음이다.

이들은 “피해 호소 여성이 느꼈을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피해 호소인 신상 털기와 비방, 모욕과 위협이 있었던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더이상 이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2차 가해 중단을 촉구했다.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세계한인경제포럼 창립총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14일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여성 의원 입장문은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주도해 여성의원 전체 이름으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김상희 국회 부의장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세계한인경제포럼 창립총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14일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여성 의원 입장문은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주도해 여성의원 전체 이름으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서울시 차원의 진상 조사도 요구했다. 피해 호소인이 “서울시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묵인 당했다”고 한 만큼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사의 객관성을 담보하도록 외부인이 참여하는 ‘진상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 위원회’를 꾸리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에서는 2018년 이후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 시장 등의 성추문이 잇따랐다. 여성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시정에 차질을 빚고 국민들께 큰 실망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 드린다”고 했다. 남성 단체장들의 잘못을 여성 의원들이 대신 사과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여성 의원들은 또 "당내의 모든 성비위 관련 긴급 일제 점검을 당에 요구한다”고 했다. △피해자 상담 시스템 강화 △공공기관 내 성폭력 예방ㆍ조사ㆍ구제ㆍ피해자 불이익 금지 제도화 입법 △고위공직자 젠더교육 강화도 약속했다. 입장문은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주도했다.

민주당 전체 분위기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박용진 의원은 14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당 차원의 진상 파악과 대책 마련이 있어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특히 안희정·오거돈 사태에 이어 국민들의 실망이 적지 않은데, 당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성평등 교육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던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날 김해영 최고위원이 “향후 당 소속 고위공직자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차원의 깊은 성찰과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공식 사과 한데 이은 발언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아직 주류는 아니다. 박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서 “고인은 죽음으로 당신이 그리던 '미투 처리 전범'을 몸소 실천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의 죽음이 고소인 A씨를 위한 희생적 행위라는 주장이 거센 비판을 불렀다.


정지용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