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학교운동부 미래 혁신 방안" 발표
하루 초등 2.5시간 중등 3.5시간 고등 4.5시간
학교지도자 폭언 중징계... 중학교 기숙사 폐지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뛴 23세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고(故) 최숙현 씨가 2013년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 고 최숙현 선수 유족 제공. 연합뉴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팀에서 선수에 대한 폭력행위가 지속돼온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이는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초중고교 운동부 훈련 시간을 하루 4.5시간 이내(고교 학생선수)로 제한하기로 했다.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학교운동부 훈련 시간제한을 공식화한 것은 서울시교육청이 처음이다. 이는 학교운동부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체벌과 각종 폭력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으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학교운동부 정상화를 위한 권고에 따른 것이다.
14일 시교육청은 '서울 학교운동부 미래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학교스포츠 전면 개혁에 나선다고 밝혔다. 먼저 학교운동부 지도자 징계양정기준이 강화되면서 단순 폭언도 중징계 대상이 된다. 시교육청은 폭력 사건 발생시 지도자가 가해자면 바로 직무정지를 명령하고 수사기관ㆍ국가인권위원회ㆍ체육협회의 처분과 별도로 학교의 징계규정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선수 인권보호를 위해 30개교에서 운영중인 중학교 기숙사가 전면 폐지된다. 고교 운동부 기숙사도 원거리 학생선수만 이용하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학습권 보장을 위해 내년부터 중학생은 최저학력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시 대회 참가 자체를 제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60시간의 최저학력 미도달 런업과정만 이수하면 대회 출전이 가능했다. 수업일수 중 63~64일에 달했던 공결(출석인정결석)도 내년부터 △초등 20일 △중등 30일 △고등 40일로 대폭 줄어든다.
학교운동부 훈련 시간도 내년부터 의무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하루 △초등 2.5시간 △중등 3.5시간 △고등 4.5시간의 훈련 시간 제한은 올해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초ㆍ중학교에서 의무시행하고 2022년에는 고등학교까지 확대한다. 2022년부터는 주 1회 훈련 없는 날 운영도 단행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도 전국 중학교 운동부 기숙사 폐지 안내가 이뤄져 시행 중이고, 출결 등 학사일정과 관련된 변화는 전국 공통 사안"이라며 "서울시에서는 선도적으로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훈련시간 제한을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엘리트체육의 성과주의 한계로 드러난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며 서울학생선수의 인권과 학습권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민주적인 학교운동부를 위한 '혁신 방안'의 실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학생선수, 학부모, 지도자, 학교관리자, 체육회 등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