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고소인 "온ㆍ오프라인으로 지속 성추행"... 4년 간 무슨일 있었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보좌했던 전직 비서 측이 "박 시장의 성추행이 4년 간 지속됐고, 수위는 점점 심각해졌다"고 밝히면서 의혹을 둘러싼 경위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고소인 A씨 측은 비서직을 맡은 직후부터 성추행이 시작돼 부서가 바뀐 올 초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13일 고소인 A씨를 대리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 등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공무원인 A씨는 서울시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 근무하던 중 2017년 서울시청 요청에 의해 시장실 면접을 보게 됐다. A씨는 시장 비서직 지원을 한 적이 없으나, 시청 측 통보를 받고 비서로 근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무릎에 입술 갖다대고, 속옷 사진 보내"
박 시장의 성추행은 A씨가 비서로 근무한 직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A씨 측에 따르면 박 시장은 A씨의 무릎에 든 멍을 보고 '호 해주겠다'고 말한 뒤 입술을 무릎에 갖다 댔다. 또 '즐겁게 일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휴대폰 사진을 함께 찍길 요청하며 A씨와 밀착하거나, 집무실 내 침실로 A씨를 부르고선 '안아달라'며 신체를 접촉하기도 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범행은 집무실과 집무실 내 침실 등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A씨를 향한 온라인 성희롱ㆍ성추행도 지속됐다. 특히 박 시장은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텔레그램 비밀대화는 상대방이 메시지를 확인하고 빠르면 수초 후 발신ㆍ수신인의 대화창에서 메시지가 자동 삭제되는 형태로, 제 3자에게 대화 내용을 전달할 수 없고 대화 흔적도 남지 않는다. 박 시장은 A씨를 초대해 피해자에게 속옷 입을 사진을 전송하고, 이후로도 음란한 문구 등을 수시로 보냈다고 A씨 측은 전했다.
"비서실 떠나고도 추행...서울시는 외면"
박 시장은 A씨가 비서직을 그만 둔 지난 2월 5일에도 비밀대화 기능을 통해 대화를 요구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업무 상 관련성이 없기에 대화를 요구할 이유가 하등 없는 시점이었다"며 "A씨는 박 시장이 비밀대화방에 초대한 텔레그램 화면을 캡처했고 이를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했다.
A씨는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하다가 서울시 내부 동료 등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도움을 받지 못했다. A씨 지원을 맡은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이미경 소장은 "A씨가 곧바로 고소 하지 못한 건 시 동료 등이 '시장은 그럴 사람 아니다'라며 단순 실수로 받아들이게 하거나 피해를 축소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의 고통스런 심경을 담은 입장문을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A씨는 입장문에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도 "너무 후회스럽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 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었어야 하고 신고했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A씨는 특히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 헤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다"며 "죽음, 두 글자는 제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에도 입에 담지 못한 단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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