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환자 줄고 렘데시비르 투약
병원 과부하 줄여 긍정적 신호
광주 방판 관련 135명으로 늘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앓는 중환자가 한달 만에 처음으로 10명대로 감소했다. 이전까지 중환자 10명대를 기록한 날은 지난달 12일(18명)이 마지막이었다. 병원들의 중환자 진료 능력을 단기간에 늘릴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의 중환자 감소는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중환자가 줄어든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신규 환자 증가세가 한풀 꺾였으며, 같은 기간 12명이 사망했다. 유일한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를 사용하는 환자가 늘어난 점도 향후 중환자 규모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 중환자는 산소치료 등이 이뤄지는 위중환자(11명)와 인공심폐기(ECMO) 등이 필요한 중증환자(8명)를 합쳐 모두 19명이었다. 중환자는 지난달 13일(22명) 이후 점차 증가해 24일 38명까지 늘었다. 이달 들어서는 7일 36명으로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해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연속 20명대를 기록했다.
중환자가 감소하는 이유에 대해 중대본은 최근 일일 신규 확진환자 규모가 감소하는 영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지역사회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는 지난 3일 52명에서 점차 감소해 12일에는 21명으로 줄었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 가운데 발병하는 사례는 증가하고 있지만 입국자 증가는 국내에서의 노동자 수급과 관련이 있다. 중환자로 병세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은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다.
렘데시비르를 투약하는 환자가 늘어난 점도 중환자 수에 영향을 미친다. 렘데시비르는 이달 1일부터 국내 의료기관 공급이 시작됐다. 11일 기준 투약자는 42명이다. 이들 가운데 방역당국이 중증도 변화를 공개한 27명의 경우, 상태가 변하지 않아서 아직 효과를 판단하기 힘든 환자가 15명이었다. 3명은 상태가 나빠졌고, 9명은 호전됐다.
다만 렘데시비르가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는 의료계의 검토가 필요하다. 상태 호전 이유가 대증요법이나 환자의 면역체계의 영향일 수도 있다. 렘데시비르는 바이러스 증식 자체를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인데 환자 체내에서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발병 초기에 효과가 좋다. 때문에 중대본도 렘데시비르 투약 대상을 증상이 나타난 지 10일 이내의 환자로 제한하고 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11일 기자설명회에서 "치료제 효과에 대해서는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등의 전문적 판단을 구해야 될 필요가 있고, 아직은 시간상으로도 좀 빠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와 수도권의 유행은 계속해서 확진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12일 0시 기준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 21명 가운데 15명이 서울(7명)과 경기(8명)에서 확인됐다. 나머지는 광주(5명)와 대전(1명)에서 나타났다.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광주에서는 방문판매 관련 확진자 4명이 확인돼 관련 누적 확진자가 135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전날 새롭게 확인됐던 북구의 배드민턴 클럽과 관련해서 3명의 환자가 나타났다. 배드민턴 클럽에서 나타난 첫 환자가 금양빌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배드민턴 클럽 환자집단은 방문판매 모임 관련자로 분류됐다.
집단감염의 확산은 멈추지 않고 있지만 이른바 '깜깜이 환자(감염경로 미확인 사례)'의 규모는 줄고 있다. 이날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간(6월29일~12일) 확진된 702명 중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의 비율은 8.7%(61명)에 그쳤다. 비수도권 확산세가 거셌던 이달초 깜깜이 환자 비율은 한때 13%까지 치솟아 위기를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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