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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간 땀 흘려 노 젓겠다" 당대표 출사표 던진 김부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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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간 땀 흘려 노 젓겠다" 당대표 출사표 던진 김부겸

입력
2020.07.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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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9일 “민주당의 선거 승리를 책임지는 당 대표가 되겠다”면서 당 대표 경선에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이틀 전 출마선언을 한 이낙연 의원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당 대표 2년 임기 완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 후반기 집권 여당을 이끌 50일간의 당권 레이스도 본격 점화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김 전 의원은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뜨거운 사랑, 민주당이 더 잘됐으면 하는 따끔한 질책까지 묶어 더 큰 민주당을 만드는 책임이 이번에 뽑힐 민주당 대표에게 주어졌다”면서 “꽃가마 타는 당 대표가 아니라, 땀 흘려 노 젓는 당 대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ㆍ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사실을 당권 도전 이유의 맨 앞에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열었던 남북평화의길, 노무현 대통령이 온몸을 던진 지역주의 타파의 길, 문재인 대통령이 걷는 촛불혁명의 길을 따랐다"며 "전국에서 골고루 사랑 받는 좋은 정당의 대표, 김대중 총재를 본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묘역이 있는 국립현충원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국민의 삶과 행복을 책임지는 민주당이 되겠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국민의 삶과 행복을 책임지는 민주당이 되겠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김 전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대권을 포기하겠다고 뜻도 공식화했다. 대신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2년간 민주당을 책임지고 가야 할 당 대표의 엄중한 책임”으로 "내년 4월 부산시장 선거를 비롯한 재ㆍ보궐 선거, 2022년 3월 대선, 6월 지방자치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특히 8년 간 대구에서 네 번 출마했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것이 당 대표로서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꼽았다. 김 전 의원은 “우리 정치를 가로 막고 있는 암 덩어리인 지역주의를 깨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했다”며 “당 취약 지역인 영남에서 어느 대선 후보가 나오더라도 40%를 득표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광주와의 인연도 언급하며 “국민을 하나로 모아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 정권을 재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책임국가’를 언급하면서 ◇코로나 이후 시대 대비 ◇검찰 개혁 완수 ◇남북관계 교착 상태 돌파 ◇부동산 대책 마련 ◇지역 균형 발전 ◇노동ㆍ일자리 문제 해결 등 6가지 과제도 내걸었다. 특히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만들었던 검찰 개혁안을 언급하며 “비대한 검찰 권력, 국민의 통제를 받는 방식으로 제도는 반드시 개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검찰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행동에 대해 국민들은 바로 그 행동이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하는 경고를 하고 싶다”고도 했다.

김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민주당 당권 경쟁은 이낙연 의원과 2파전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당내에서는 ‘이낙연 대세론’이 대체적 흐름이다. 때문에 임기를 채우는 안정적 리더십을 거듭 강조한 김 전 의원이 어느 정도 이 의원을 따라잡으면서 선전을 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실제 김 전 의원은 이날도 이 의원을 겨냥해 “이번 (당 대표) 선거가 대선 후보가 아닌 당 대표를 뽑아서 2년 동안 귀중한 과제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린 것이라는 데 저의 뜻이 있다”고 말했다.

4선 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 전 의원은 탁월한 연설 능력으로 현장 믿심을 얻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사전에 작성된 선언문을 그대로 읽는 대신 자신의 결연함을 드러낼 수 있는 내용과 단어를 썼다. 김 전 의원은 “이 시기에 당 대표가 되는 걸 넘어서서 우리당이 꿈꾸는 비전에 국민들이 동참해서 대한민국을 더 후퇴하지 않게 하는 데 제 모든 것을 던지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하 주요 일문일답

-부동산 관련 여론이 좋지 않다.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부동산 대책이 있나. 

"지금 문제가 되는 고위공직자나 정치인들은 적어도 3개월 안에 국민적 의혹 말끔히 해소하고 정부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구체적 대책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 그 다음에도 정리를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도 최근 많은 전문가를 만나봤다. 한 쪽은 공급의 측면, 한 쪽은 결국 부동산을 많이 가지는 게 부담이 돼야 한다는 데는 의의가 없었다. 다만 외국에서는 부동산이나 아파트가 주거의 개념인데 우리는 소유의 개념이 강하다는 국민의 기본적 심경을 무시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충분히 경청한다. 하지만 싱가포르 등 여러 다른 나라를 보면 부동산, 주거 정책은 ‘왜 내 사유재산을 건드리느냐’ 반발을 할 만큼 정부가 강하게 하지 않으면 시장에 신호를 줄 수 없다고 한다. 공급 측면이 취약해서도 안 된다. 그럼에도 수도권에 더 좋은 주거 환경을 갖겠다는 국민 여론과 생애 첫 주택을 갖고자 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여러 정책적 배려를 반드시 함께 마련하겠다."

-176석 거대여당인데 내부에서 의원 개인 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있다. 당대표가되면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그 동안 이해찬 대표가 엄숙한 분이라 당내에서 스스로 자제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저는 얼굴이 좀 더 둥그니까 분위기가 좀 더 풀어질 것이다. 176 의원 한 분 한 분 모두 헌법기관으로서 권리가 있고 발언권이 있다. 다만 우리가 한팀이 돼야 할 제도개혁이나 사회적 합의 이뤄야 할 부분에서는 목소리 맞춰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대구 출마했다 떨어졌다. 지역구도를 어떻게 타파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대선은 전국적으로 진영대 진영 대결로 가기 때문에 이렇게 일방적으로 한 지역에서 밀리는 건 전략상 불리하다. 제가 떨어진 데서도 기본 40%의 지지 받을 정도로 나름의 전략이 있다. 취약지역인 영남에서도 40% 얻어낼 수 있다면 대선에 어떤 후보여도 이길 수 있다. 정권재창출 할 수 있다. 그 부분이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씀 드리겠다."

-이낙연 의원이 차별금지법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 국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아니지만 혐오표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지역 비하, 외국인 노동자 비하 등 혐오표현을 해선 안 된다고 할 때 성적지향은 어떻게 표현할지 가장 고민했다. 당시 보수 기독교계 비판 때문에 철회한 아픈 기억이 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찬성ㆍ반대로 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 이렇게 말씀 드리겠다. 이른바 성적지향에 대해 아직 우리사회에서 합의가 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권리, 인간으로서 인권 자체가 짓밟히거나 피해보거나 살아가는데 있어 따돌림 당하는 건 반드시 막아내는 사회적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당 대표 대결이 양자 대결로 굳어졌다. 어떤 경쟁을 하고, 어떤 부분을 차별화 할건지 말해달라.

"이 후보와 오랜 정치인연이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호흡을 맞춰 일해와서 차별성 드러내기 어렵다. 하지만 제가 당대표를 바라보는 눈, 이번 선거가 결국 대선 후보가 아니라 당대표를 뽑아서 2년동안 안정적으로 귀중한 과제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린 거라는 말씀에 제 뜻이 있다. 다만 이번 경쟁을 대선 전초전, 당 대결이라는 표현을 하지 말아달라. 치열한 경쟁하겠지만 자신의 전망과 대한민국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갖고 경쟁하고 싶다."


양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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