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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하랬더니 공격까지 3할3푼... '4푼이' 배정대의 화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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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하랬더니 공격까지 3할3푼... '4푼이' 배정대의 화려한 변신

입력
2020.07.06 15:2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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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대가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KT 제공

배정대가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KT 제공


프로야구 KT위즈 타선의 핵심은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를 중심으로 강백호-유한준으로 이어지는 막강 클린업 트리오다. 하지만 올 시즌 KT 최고의 ‘히트 상품’은 따로 있다. ‘수비 잘하는 중견수’로 선발 기용했더니 타율까지 3할을 훌쩍 넘겨버린 배정대(25)가 그 주인공이다.

6일 현재 배정대는 타율 0.337(7위)에 출루율 0.395(17위), 장타율 0.532(12위), 도루 7개(8위) 등 공ㆍ수ㆍ주에서 만점 활약 중이다.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은 리그 5위(2.25)로 최상위권이다.

시즌 초 이강철 감독은 “0.250정도만 쳐도 수비 공헌도 때문에 3할 타자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배정대를 수비형 중견수로 8~9번 타순에 배치했다. 하지만 이제는 리그 최고의 테이블 세터로 인정받고 있다. 산술적으로 올 시즌 16홈런 19도루 73타점 페이스인데, 조금 더 힘을 낸다면 20-20 클럽 가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배정대는 6일 본보와 전화통화에서 “요즘 야구하는 게 행복하다”면서 “좋은 기분으로 야구를 하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기분은 더 좋아지는 ‘선순환’ 중이다”라며 웃었다.

공격도 좋지만 본업인 중견수 수비에서 더욱 빛이 난다. 팀의 53경기에 모두 출전(선발 51, 교체 2)해 수비 이닝 부문 리그 1위(457.1이닝)인데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로 리그 중견수 중 보살 1위(5개)다. 지난달 5일 수원 롯데전에서는 중견수 머리 위로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는 타구를 낚아채는가 하면 이명기(NC), 허경민(두산)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아웃으로 만드는 등 슈퍼 캐치도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배정대의 폭넓은 외야 수비로 KT 수비진의 숨통이 트였다. 지난 시즌 중견수였던 로하스가 우익수, 혹은 지명타자로 수비 부담을 덜었고 우익수였던 강백호도 1루수로 자리를 옮기며 퍼즐이 맞춰졌다.

'4푼이' 배정대의 변신


2015~16, 2018~19(4시즌) 2020
경기 수 211 53 (전 경기)
타율 0.180 0.337 (7위)
수비 이닝 588.1
457.1 (1위)
홈런 1개 6개

사실 시즌 전 청백전에서 타율ㆍ타점 1위를 찍으며 일찌감치 활약 가능성을 내비쳤다.

팀 토종 에이스 배제성으로부터 만루 홈런을 뽑아내기도 했다. 테이크백(타격 직전 손을 뒤로 빼는 동작)을 조금 빨리 하도록 타격폼을 수정했는데 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배정대는 “국내에 들어와 청백전을 하는데 연습경기 내내 타격감이 좋았다. ‘어, 올해는 뭔가 다른 느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도 ‘올해는 널 좀 써보려 한다. 잘 준비하라’고 믿어주셨다. 그래서 더 동기부여도 되고 자신감도 생겼다”라고 했다.

그간 “‘5툴 플레이어’(장타, 주루, 정교함, 수비, 송구)라기엔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홈런이 6개째다. 특히 지난 1일 잠실 LG전에서 1회 선두타자 초구 홈런(역대 39호)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겨울 중량 훈련과 닭가슴살 섭취 등 식단관리를 했는데 이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배정대는 “장타력이 부족했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렸는데 최근 체중이 조금 불으면서 타구에 힘이 실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홈런은 중심 타자들 몫"이라며 "장타 욕심은 없다”고 했다.

배정대의 타격 모습. KT 제공.

배정대의 타격 모습. KT 제공.


고졸 유망주로 2014년 LG에 입단했지만, 2015년 KT 창단과 함께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KT로 팀을 옮겼다. 하지만 이적 후에도 2015년 한때 타율이 0.043까지 떨어지며 ‘4푼이’라는 별명까지 붙는 등 2016년까지 79경기 0.180으로 부진했다. 2017년 경찰 야구단에 입대해서도 팔꿈치 수술과 어깨 부상 등 불운이 겹쳤다. ‘배병옥’이란 이름을 개명한 것도 이 시기다. 배정대는 “공격은 물론 자신 있던 수비까지 흔들리면서 정신적으로 방황했다”면서 “당시 김태진(NC)과 임지열(키움) 등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힘든 시기를 버텼다”라고 말했다.

생애 첫 ‘풀타임 성적표’를 받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배정대는 “지금도 많이 출전해서 감사하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고 싶다”면서 “시즌이 끝났을 때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들고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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