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일부 거리두기 격상, 풍선효과 못막아"
"필요없는 곳 격상은 의료자원 낭비" 의견도
최근 유행 GH 전파력 6배 강해…"미국, 유럽서 유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부 지역만 차단해서는 방역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사실상 전국이 일일 생활권인 데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지역별 이동이 많아지고 있어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면 전국 단위의 단계 격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1총괄 조정관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가)다양한 경로를 통해 산발적으로 전파되는 모습을 보이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방역당국의 추적속도가 신종 코로나의 확산속도를 충분히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전국적으로 상향 조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감염고리를 신속하게 끊어내고 확산을 늦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전과 광주, 전남지역 주민들은 지자체의 방역조치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신종 코로나가 각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선제 대응을 위해서라도 전국 단위의 방역 단계 격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휴가철을 맞아 다양한 사람들이 지방 각지로 이동하고, 물놀이를 즐기는 바닷가 등에서는 인파가 몰림에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감염 확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주말 인구이동이나 소비 통계 등을 보면 신종 코로나 발생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일부 지역에서의 거리두기 단계 격상만으로는 풍선효과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어느 한 지역의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다 해도 주변 다른 지역에서 또 발생하기 때문에 전국 단위의 단계 격상 없이 방역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이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정책적 후퇴 또는 실패로 생각해 이에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환자발생곡선을 꺾어야 하는 때이고, 이를 위해선 전국 단위의 조정이 필요하다”며 “단계 상향을 정책 실패로 보지 말고 상황에 따른 유연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가 택하고 있는 지자체별 선별 방역대응이 더 맞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신규 확진자 발생이 없는 곳까지 모두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는 것은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할 뿐 아니라 의료자원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6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전날 같은 시간 대비 48명 증가했다. 줄곧 40~50명대를 기록하던 지역발생은 24명으로 줄었고, 전국 누적 확진자는 1만3,137명으로 늘었다. 중대본은 또 확진자들에게서 검출한 바이러스 526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지난 1~2월 신종 코로나의 국내 유행 초기에는 S와 V유전형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전파력이 6배나 강한 것으로 알려진 GH형이 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태원 클럽 및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광주 광륵사발 확진자 등이 GH형에 속한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3~4월 미국,유럽 등서 유입된 GH바이러스가 최근 유행을 주도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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