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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국 과학자 239명 "코로나19 공기 전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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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국 과학자 239명 "코로나19 공기 전파" 주장

입력
2020.07.05 22:21
수정
2020.07.0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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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에 서한... "예방수칙 권고 수정해야"

5일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에 방문객들이 거리를 두고 줄지어 서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5일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에 방문객들이 거리를 두고 줄지어 서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전 세계 과학자 239명이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개서한을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경고했다. '손 씻기'만 강조한 예방 수칙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뒤따랐다. 

4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호주 브리즈번 소재 퀸즐랜드공과대의 대기화학 및 환경엔지니어링 전문가인 리디아 모로스카 교수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 등 미립자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며 WHO에 보낸 관련 공개서한에 32개국 239명의 과학자들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의 주감염 경로에 비말과 접촉 외 에어로졸을 첨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서한은 내주 중 과학전문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에어로졸 전파로 불리는 공기 전파는 비말(침방울)에 혼합됐던 바이러스가 수분이 빠진 뒤 공기 중에 혼합돼 떠다니는 방식으로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 결핵과 홍역 등이 대표적이다. 과학자들은 세계 각국에서 보고되는 '슈퍼 확산'을 설명해줄 수 있는 건 공기를 통한 감염 뿐이라며 여러 논문에서 에어로졸이 장기간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고, 사람들이 1.8m 떨어져 있어도 감염될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이 규명됐다고 주장했다.

공기감염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기존 예방수칙 권고도 수정돼야 한다는 게 이들 과학자의 요구다. 학교 등 사람들이 붐비는 실내에선 주기적 환기와 마스크 착용이 권고될 수 있으며 의료진은 아주 작은 비말까지 거르는 N95 마스크를 써야할 수도 있다. WHO 자문위원이기도 한 모로스카 교수는 "실내에 사람들이 붐비는 경우 코로나19가 공기 감염되는 여러 사례가 있었다"며 "WHO는 아주 작은 비말과 큰 비말을 구분하지만 실제 감염자들은 두 종류를 모두 방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WHO는 코로나19가 주로 큰 호흡기 비말에 의해 감염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베네데타 알레그란치 WHO 감염통제국장은 "최근 몇 달 간 우리는 공기감염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왔다"면서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명백한 증거가 없고 강한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NYT는 "WHO 감염예방통제위원회는 과학적 증거를 수용하는 융통성이 없고, 지나치게 의학적 관점만을 고수해 방역수칙을 갱신하는 데 둔하다"면서 "위험을 피하는 보수적인 목소리가 WHO 내부적으로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많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전문가 36명이 WHO에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감염된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해 회의가 소집됐지만, 손 씻기를 강조하는 일부 전문가가 토론을 주도해 별 성과없이 끝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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