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글로벌 신규 확진 최다 경신
"내년 봄까지 6만명 감염" 전망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끝은 여전히 기약이 없어 보인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 환자 수가 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새로운 발병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미국 등 미주 지역이 재확산을 이끌고, 세계 제2의 인구 대국 인도의 확산세도 거세지만 치료제ㆍ백신 개발은 더디기만 하다. “내년 봄이 되면 감염자 수가 최대 6억명에 달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4일(현지시간) 하루 전 세계 21만2,32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기존 최다였던 지난달 28일(18만9,077명)보다도 2만명 이상 많다. 미주 대륙에서만 61%(12만9,772명)가 나왔는데 누적 확진ㆍ사망자 수 세계 1ㆍ2위인 미국과 브라질의 영향이 컸다. 미국은 이날 전역에서 5만3,213명이 새로 감염돼 나흘째 5만명대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깜깜이 확산’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350명을 조사해 봤더니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정확히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절반(54%)을 넘었다.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7,500여명이 모이는 독립기념일 행사를 강행해 확산을 부채질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7일 평균 확진자 수가 이날까지 26일 연속 기록을 세웠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가)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자화자찬했다”고 비판했다.
신흥국의 대규모 발병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브라질(4만8,105명)은 이틀 연속 4만명대를 유지했고, 인도(2만2,771명)는 글로벌 확산세에 한 축을 담당하는 실제적 위협으로 부상했다. 인도는 러시아와 누적 확진자(64만8,315명) 규모도 2만여명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조만간 3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하다. 한국처럼 한 때 코로나19 종식에 가까웠던 국가들에서 감염병이 다시 퍼지는 것도 대유행의 끝을 알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일본에선 이날 신규 확진자가 262명 나왔는데, 전날(236명)에 이어 긴급사태 해제(5월 25일) 이후 이틀 연속 200명을 넘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 결과를 인용해 “코로나19 2차 유행이 닥치기는커녕 전 세계가 아직 1차 유행도 극복하지 못했다”고 단언했다. MIT 연구진은 84개국 데이터를 분석해 획기적인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지 않을 경우 2021년 봄까지 감염자 수가 최소 2억명에서 최대 6억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1,100만명)의 무려 60배에 이르는 수치로 가늠조차 어려운 폭발적 확산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사망자 수 역시 52만여명에서 140만~370만명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는 최후 보루는 봉쇄ㆍ통제 시대로의 복귀뿐인데, 각국이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톡톡히 경험한 탓에 이전 같은 전면 봉쇄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꺼내 든 카드가 발병이 두드러진 일부 지역만 틀어 막는 ‘선택적 제한’이다.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는 이날 20만명이 거주하는 세그리아 레리다시와 인근 지역에 대해 지역 간 이동이나 10명 이상 모임 등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호주 빅토리아주도 앞서 1일부터 확산세가 다시 빨라진 멜버른에 한해 4주간 봉쇄령을 내렸다. 또 이날 신규 확진자 수(1만1,458명)가 최고치를 찍은 미 플로리다주(州)는 독립기념일 연휴에 해변을 폐쇄했다. 미시간주 역시 1일부터 가동했던 단계별 봉쇄 완화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실내 술집 문도 모두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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