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3일 윤 총장이 소집한 검사장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총장의 소집령을 어긴 것이라기보다는 “대검찰청의 불참 권고를 따른 것”이라는 게 서울중앙지검 측의 설명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 대검찰청에서 열린 수도권 검사장 회의에 앞서 이 지검장의 불참 방침을 공개했다. 이 관계자는 “회의 개최 공문을 어제(2일) 접수하고 (이성윤) 검사장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서울중앙지검은 참석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대검 요청에 따라 (이 검사장은) 오늘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이날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장관의 수사지휘 수용 여부 등에 대해 검찰 고위 간부들의 의견을 경청해 보겠다는 취지였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내린 지시의 골자는 △3일 예정돼 있던 전문수사자문단의 심의 절차 중단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형사1부)의 독립성 보장, 이렇게 두 가지였다.
대검은 이에 따라 일단 ‘3일 자문단 회의’는 열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취하면서도, 추 장관의 수사지휘 수용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윤 총장은 3일 전국의 고검장ㆍ검사장들과 연쇄 회의를 갖고 의견을 수렴키로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윤 총장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기도 했던 이 지검장이 참석할 경우, 오히려 의도치 않은 충돌과 대립만 격화할 게 뻔해 대검도 불참을 권고하고 서울중앙지검도 그대로 수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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