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원 통한 집단감염 계속
비수도권 중환자 병상 부족 우려
여름 대유행 위기 앞 '살얼음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 9곳에서 무더기로 쏟아졌다. 광주에서는 고령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시내의 중환자 병상이 가득 차는 등 병상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됐다. 확산세가 잠잠했던 대구에서도 연기학원을 통해 감염자가 늘면서 3일 0시 기준 87일만에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날 전국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해외유입 제외)는 지난달 18일 이후 처음으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여부를 판단하는 참고지표 기준(50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면서도 “1단계에서 가장 위험도가 높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소규모 집단감염 확산은 수도권을 벗어나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0시 기준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전날 같은 시간보다 63명 증가했다.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를 제외한 지역사회 발생환자는 모두 52명으로 서울(12명)과 경기(16명)는 물론 광주(6명)와 대구(10명)에서도 나타났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직접 광주로 내려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회의를 중재할 정도로 확산 속도가 위협적이다. 정 총리는 “최근 비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어제(2일)는 5월 8일 이후 56일만에 처음으로 수도권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고 경고했다. 자칫하면 여름철 대유행이 벌어져 하루 800명 이상 확진자가 늘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견이 현실화될 조짐이 커지고 있다.
호남에서는 신종 코로나 중환자용 병상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광주에서는 지난달 27일 광륵사를 중심으로 유행이 처음 확인된 이후, 관련 환자가 일주일 만에 57명으로 늘었는데 중증으로 병세가 악화하기 쉬운 고령자들도 감염됐다. 2일에만 90대 환자가 2명이나 확인됐다. 곽진 중대본 환자관리팀장은 "3일 전국의 중증환자 34명 가운데 광주에서 신고된 분은 1명"이라면서 "광주지역은 환자가 최근에 많이 나오고 있어 중증환자에 대한 보고가 이어질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광주 시내의 신종 코로나 중환자용 병상은 이미 모두 찼다. 방역당국이 시외의 원광대병원과 목포중앙병원에 병상을 각각 2개씩 추가로 확보했다지만 이들이 호남권에 남아있는 마지막 신종 코로나 중환자용 병상이다. 김강립 중안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권역 안에서 (병상 확보) 해결을 최대한 지원하고, 만약 상황이 심각하게 진행되면 다른 지역 (병상의) 이용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광역지자체가 보유한 중증환자 치료 병상 542개 가운데 신종 코로나 환자가 입원 가능한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115개다. 10개 이상 확보된 지역은 서울(33개)과 부산(11개) 인천(14개) 충북(17개) 제주(11개)뿐이다.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2, 3개씩 남아있다. 특정 지역에서 중환자가 많이 발생할 경우 다른 지역의 병상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기존 집단감염도 ‘n차감염’을 거듭하며 잔불이 잡히지 않고 있다. 서울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이날 기준 총 210명으로 집계됐으며 5차 전파까지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의정부시 장암주공아파트 관련 집단감염 사례도 누적 21명으로 늘었다.
다만 방역당국은 전국에서 소규모 유행이 나타났지만 이들은 대구의 유행과 달리 규모가 증폭되지는 않았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일일 신규 환자 수 △감염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깜깜이 환자 비율 등 각종 수치는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수준에 도달했지만 종합적으로 추세를 판단할 때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할 상황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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