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아?ㆍ복세편 몰랐다… 청년 자리 만들기 고심 깊어"
노무현과 고깃집 한 경험... "난 고기 잘 굽는 영업부장"
60대인 김부겸(63)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느닷없이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복세편(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등 2030세대가 사용하는 유행어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유행어를 안다고 자랑한 게 아니라 '몰라서 아팠다'며 자기 반성을 했습니다. 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하는 정치인 행보와는 다소 안 맞는 '셀프 디스'를 한 셈이죠. 전당대회(8월)가 얼마 남지 않아 자기 자랑을 하기도 바쁜 데 말입니다.
그러나 속내는 따로 있습니다. 젊은층과 소통하는 모습을 내세워 청년 문제를 고민하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강조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전대 출마를 앞두고 허심탄회하게 다가서려는 행보를 하려는 생각이죠.
김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술 한 잔 했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요. 시작부터 젊은층이 사용하는 줄임말을 꺼냈습니다. 청년을 겨냥한 글이란 의미죠. 그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김부겸TV' 방송에서 청년들과 술을 마시며 소통하는 '소주톡' 방송을 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얼죽아', '복세편'을 못 알아듣는 바람에 확실한 꼰대 인증을 받았다"며 "복세편의 뜻을 듣고 가슴 한 켠이 묘하게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글을 올린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술이 들어가자 역시 취중진담이 나왔다. 한 청년이 뼈를 때렸다. '민주화 586세대의 공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더라도 현 2030세대의 호소와 의견 청취에 소홀한 것 아니냐'고 했다"며 청년과 나눈 대화를 구구절절 소개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이에 "'직접 목소리를 내라, 연대하면 무서운 힘이 되니 세상을 향해 외치라'고 했지만, 청년은 이에 '과거와 달리 여러 현안과 갈등이 첨예하게 맞물려 어렵다'고 반박했다"며 글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면서 "용기를 주고 싶었지만 답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며 "앞으로 청년들 리듬을 완전하게 따라갈 수 없더라도 느낌만큼은 이해하도록 자주 자리를 마련하도록 다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깃집을 운영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당내 최대 세력인 친노ㆍ친문그룹을 의식한 발언으로 볼 수 있죠.
김 전 의원은 "노 대통령님과 1996년에 '하로동선'이란 고깃집을 제정구, 김원기, 유인태, 원혜영 등 선배들과 운영한 적이 있다"며 "저는 당시 영업부장을 맡아서 고기를 잘 굽는다. 그 실력이 어디 안 간 것 같다"고 농담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성세대가 고기는 물론이고 불판까지 다 차지한 채 청년들에게 한 뼘의 자리조차 내주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청년들을 위한 불판과 고기를 어떻게 하면 더 넉넉하게 준비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다"는 심정을 전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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