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소환된 힐러리의 '피자게이트' 음모론

이전기사

구독이 추가 되었습니다.

구독이 취소 되었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4년 만에 소환된 힐러리의 '피자게이트' 음모론

입력
2020.06.30 08:00
0 0

피자가게서 아동 성매매 조직 운영?…가짜뉴스 재확산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등 민주당 지지 인사들 타깃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AP 연합뉴스


고소하고 짭짤한 풍미가 일품인 피자, 싫어하는 분들 없으시죠. 그런데 이 맛있는 '피자'를 왠지 이 인사만큼은 달가워하지 않을 것 같아요. 피자가게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다는 가짜뉴스인 이른바 '피자게이트'에 시달렸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말입니다. 

이 소문은 제기된지 4년 만에 소셜미디어 틱톡을 중심으로 다시 전파되고 있어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집단 큐어넌(QAnon)과 10대들이 빠르게 퍼나르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미국판 N번방'이라며 두 사건을 비교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죠. 

소문의 전말을 알려면 2016년 말 대선 때로 거슬러가야 합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 후보이던 시절,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와 그의 선거대책본부장 존 포데스타가 워싱턴DC의 한 피자집 지하실에서 소아성애 행위를 즐기고 인신매매를 행한다는 정보지가 돌았어요. 

소문의 위력은 '어마무시' 했습니다. 2016년 12월 첫째 주 기준 '피자게이트' 관련 댓글과 좋아요, 게시글 공유는 페이스북에서 무려 51만 2,000건, 인스타그램에서 9만 3,000건을 기록했거든요. 

실체가 없는 음모론이었지만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스트까지 등장하며 소문은 일파만파 퍼져나갔죠. 가짜뉴스 신봉자들은 위키리스트가 공개한 포데스타의 이메일에 문법에 맞지 않게 '피자'가 많이 언급돼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니까 피자는 '여자 어린이'를 뜻하는 은어라는 주장이에요. 

한 백인 우월주의자는 뉴욕 경찰이 클린턴 전 장관의 스캔들을 조사하다가 그의 컴퓨터 이메일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며 SNS에 이 소식을 알렸죠. 또 그의 참모들과 팝스타까지 아동 성매매를 즐기고 악마교 의식을 거행한다는 의혹도 추가했습니다. 사실 관계를 떠나 대선 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에게는 치명타였어요.

2016년 미국 워싱턴 인근 피자가게 코메트 핑퐁에 침입해 총을 난사한 용의자 에드가 웰치(28)가 범행 후 경찰에 투항하고 있다. 웰치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코메트 핑퐁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가짜뉴스를 믿어 범행을 저질렀다. AP 뉴시스

 

급기야 가짜뉴스는 총기 난사 사건으로까지 번집니다. 그 해 12월 미국 워싱턴의 피자가게 '코메트 핑퐁'에서 한 남성이 다짜고짜 총을 난사한 후 경찰에 붙잡힌 건데요. 바로 아동 성매매 조직이 활동한다는 장소로 지목된 곳이었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남자는 범행 동기로 "피자게이트를 직접 조사하려 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어요. 

미국 정치권에서는 피자게이트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진영에서 벌인 선거 운동이었다는 분석이 쏟아졌죠. 흑색선전으로 상대 후보에게 흠을 내 무너뜨리려는 전략이었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 증거도 없는 뜬소문이었으니까요. 

이렇게 일단락된 피자게이트가 올해 대선을 불과 4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클린턴 전 장관을 저격했던 4년 전과 달리, 이번엔 가수 저스틴 비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 민주당 지지자인 유명인사 중심으로 의혹이 확산하고 있어요. 미 대선판이 벌써부터 의혹으로 유권자를 교란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이소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시시콜콜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