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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안산 유치원생 엄마의 호소 "거길 보내지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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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안산 유치원생 엄마의 호소 "거길 보내지 않았더라면…"

입력
2020.06.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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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식 먹였길래 멀쩡한 아이가 투석" 분노

경기 안산시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식중독에 집단 감염된 가운데, 한 유치원생의 엄마가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기 안산시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식중독에 집단 감염된 가운데, 한 유치원생의 엄마가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 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기 안산시 한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 일부가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상을 보이는 가운데, 유치원생의 엄마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어떤 음식을 먹어야 멀쩡한 아이가 투석을 받냐"고 호소 글을 올렸다.

햄버거병은 1982년 미국 오리건주 햄버거 가게에서 어린이들이 덜 익힌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뒤 집단 이상 증상을 보인 데서 유래한 것으로,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합병증이다.

자신을 5살 난 아이를 둔 엄마라고 소개한 청원인 A씨는 25일 '햄버거병 유발시킨 2년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A씨는 "갑자기 아이가 복통을 호소했는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계속 칭얼거리자 심각한 사태를 인지해 병원으로 달려갔다"며 "병원에서 진단을 해보니 장 출혈성 대장증후군이라는 병명이 나왔다. 알 수 없는 병명에 당황스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주변에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원생이 차츰 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혈변을 보기 시작했고 변에서 알 수 없는 끈적한 점액질도 나왔다"며 "어떤 아이는 소변조차 볼 수 없게 돼 투석까지 받게 됐고, 보건소를 통해 그 원인이 유치원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상한 음식을 먹여야 멀쩡한 아이 몸에 투석까지 하는 일이 발생하냐"고 덧붙였다.

경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 99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원생들이 다닌 유치원의 문이 25일 휴원으로 닫혀있다. 안산=뉴스1

경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 99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원생들이 다닌 유치원의 문이 25일 휴원으로 닫혀있다. 안산=뉴스1


그러면서 "유치원 측은 아파트 앞에서 주마다 열리는 장날 음식을 의심한다"며 "장날 음식을 먹지도 않은 99명의 아이들이 왜 유독 그 유치원에 다니겠냐"고 반문했다. "유치원 원장은 앞에서는 용서를 구하지만 이런 식으로 책임회피, 책임전가 할 구실만 찾고 있다"고도 말했다.

또 원장의 비리의혹까지 제기하며 "우리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냈을 뿐인데, 지금 아이들은 혈변을 보고 투석을 하고 있다"며 "(유치원 비용을) 개인경비로 수억원 사용한 전적이 있는 파렴치한 유치원 원장의 실태를 알리고자 한다. 많이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엄마가 미안하다. 너를 그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더라면"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날 안산시 상록구보건소에 따르면 16일 유치원생 4명이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식중독 증상 아동은 계속 늘어나 현재까지 전체 원생 184명 가운데 99명의 어린이가 식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다. 그중 일부에게선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은 단체 급식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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