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 심각성 고려해, 입국 허용 대상국 명단 작성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닫았던 국경 문을 다시 열기 시작한 유럽연합(EU)이 미국 입국자를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국가들은 입국 허용 대상국에서 걸러낼 방침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 등은 23일(현지시간) EU가 7월 1일부터 역외 입국 허용을 추진하면서 대상국 명단 작성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EU 외교관은 "(허용 대상국) 기준은 바이러스 전파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 확산이 활발한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을 차단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허용 목록에는 우간다, 쿠바,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 중국도 포함될 예정이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넘나들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 브라질은 이 목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CNN방송에 따르면 EU는 이 명단 작성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수와 확산세는 물론 접촉자 추적, 검사 등 각종 코로나19 대응 능력 등이 EU 평균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가를 주요하게 보고 있다. 이 기준은 2주마다 감염률 등을 바탕으로 개정될 예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은 입국 허용국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현재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최소 232만9,637명, 사망자 수가 12만1,029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고,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NYT는 "미국 여행자의 EU 입국 차단은 상당한 경제ㆍ문화ㆍ지정학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수백만 명의 미국 관광객들이 매년 여름 유럽을 방문하고 출장은 흔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미국 내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유럽이 미국 입국자를 받아들이긴 어려워 보인다. EU 한 외교관에 따르면 상호주의 원칙도 고려사항이 됐다. 올해 초 미국의 갑작스러운 유럽 입국 차단 조치를 EU가 이번 입국 허용국 명단 작성에 감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국경 개폐는 개별 회원국이 최종 결정을 한다. 입국 허용국 명단은 의무사항이 아니라 권고 기준이다. 여전히 EU 일부 국가들은 2차 유행을 우려해 역외는 물론 역내 전면 개방 자체도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역외 입국 허용국 명단은 다음주 초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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