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군비통제 비확산 보고서 의회 제출
작년 보고서 핵실험 중단 긍정 평가 사라져
"핵프로그램 연계 핵물질 생산 큰 우려"
북한에 대화 복귀 촉구하면서 제재 유지 재확인
미국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 및 핵실험 중단 의지를 지난해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대북제재 유지와 이행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줄곧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북미협상이 난파 상태에 빠지면서 낙관적 기대를 아예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2020 군비통제ㆍ비확산ㆍ군축 합의와 약속 준수 및 이행 보고서’에서 지난 1년간 북한의 핵 활동을 평가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계속된 핵물질 생산에 관해 상당한 우려를 계속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면서도 핵물질 생산 활동을 계속해왔다는 판단이다.
특히 국무부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실험 중단 발표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 약속과 의무를 이행하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으나 올해는 이 문구가 빠졌다. 지난해는 이와 함께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 국제사찰단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핵 실험 포기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며 추가 핵실험장 건립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올해는 긍정 평가 없이 국제 사찰단 활동 불허 사실만 부각시켜 북한의 핵실험 포기 약속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하고자 하면 또 다른 핵실험장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행정부는 아울러 지난해 8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근거로 북한이 핵물질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AEA는 보고서에서 북한 영변 핵연료봉 제조공장에서 원심분리 우라늄 농축시설을 사용한 징후가 있고, 남동부 지역 건물에서는 화학적 처리 과정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또 영변 핵연구센터의 5메가와트(㎿)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는 2018년 12월 이후 가동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봤는데, 당시 IAEA는 연료 재주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무부는 이 보고서를 인용해 “영변 실험용 경수로가 완공되면 핵물질 생산에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북한의 생물무기 능력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공격적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적어도 1960년대 이래 관련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도자의 요구에 따라 북한이 군사적 목적을 위해 충분한 양의 생물학적 물질을 생산할 능력도 갖추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무부 보고서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지난해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6월 판문점 정상회동 등 일련의 과정을 적시하면서 미 행정부가 비핵화 협상에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빈손 합의로 끝난 하노이 회담 후에도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모든 약속을 동시적ㆍ병행적으로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북측에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경우 투자와 인프라 향상, 식량안보 강화 방법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결론적으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달성될 때까지 국제사회는 단결된 상태로 있고, 유엔과 미국의 제재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완전히 이행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제재 유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 국무부가 매년 발간하는 해당 보고서에는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 중국 이란 등 미국이 핵활동을 감시하는 국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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