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09조로 공상은행 제쳐... '보복소비' 최대 수혜주 기대
중국에서 ‘국주(國酒)’란 별칭까지 붙은 마오타이 바이주(白酒)를 제조하는 증류주 제조사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가 사상 처음으로 상하이 증시 상장기업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부동의 1위 공상은행(工商?行)을 제치고 본토 증시 '대장주'로 등극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중국인들의 '술 사랑'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속 의외의 승자 된 마오타이
23일 외신에 따르면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전날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시가총액이 1조8,077억위안(약 309조원)을 넘어서며 시총이 1조7,769억위안으로 주저앉은 중국 공상은행을 제쳤다. 23일에도 마오타이의 주가는 2.47% 오르면서 시총도 1조8,522억위안까지 팽창했다.
마오타이는 지난해 11월 상하이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식만으로는 이미 공상은행의 시총을 넘어선 바 있는데, 이번에는 공상은행의 상하이와 홍콩에 상장된 주식을 모두 포함해 계산한 시총마저 넘어섰다. 마오타이는 모든 주식이 상하이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다.
구이저우마오타이는 구이저우(貴州)성 전통주인 마오타이주를 전문 제조하는 기업이다. 소비재 기업인 만큼 코로나19로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오히려 코로나 사태의 수혜를 보며 시총이 연초 대비 355억달러(약 42조원)나 불어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코로나19 대유행 가운데서도 번영한 100대 기업' 중 마오타이를 20위를 꼽았다.
사실 마오타이는 상하이 증시에서 오랜 기간 검증된 ‘황제주’로 불렸다. 블룸버그는 지난 10년간 마오타이 주가가 1,350% 올랐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6월 상하이 증시에서 장중 주당 가격으로는 처음으로 1,000위안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3월에 잠시 주춤했지만 확산세가 진정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자 6월에는 주당 1,400위안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자 오랜 기간 꾸준히 실적이 상승한 마오타이에 매수세가 집중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고급 브랜드 전략에 ‘보복적 소비’ 수혜 기대감
마오타이의 고급화 전략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고급 술 이미지에 맞게 생산량을 시장 수요보다 낮게 유지하고 가격은 올리면서 원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가 소비 위주로 재편되고 중산층의 구매력이 강화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마오타이는 코로나19 위기도 안정적으로 넘겼다. 기업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매출이 12.8% 늘고 순이익은 16.7% 신장했다. 게다가 중국의 경제 재개 이후 나타날 ‘보복적 소비’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마오타이는 올해 매출 증가율을 지난해(15%)보다 낮은 10%로 제시했지만 중국 증권가에서는 실제 실적이 목표치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 금융가에서도 마오타이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다. 대표적으로 국제투자은행 JP모건은 지속적인 상품 가격 상승과 직접 판매 채널 확보 등으로 인해 마오타이의 가치가 더욱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나치게 상승하는 주가에 거품이 꼈다는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미국 리서치기업 모닝스타는 “현재의 주가는 이미 판매량 반등 등 긍정적인 효과를 모두 반영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가 계속될 경우 기대감이 크게 꺾이면서 다시 1,000위안 아래로 추락할 여지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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