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대적 심리전 예고에도 묘수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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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대적 심리전 예고에도 묘수 없는 정부

입력
2020.06.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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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 살포, 확성기 방송 군사 충돌 비화 우려도 커져

 

22일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측 군 초소에 대남 확성기가 설치돼 있다. 뉴스1


 북한의 대대적인 '대남 심리전' 공세가 임박했다. 심리전 재개 시점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지만 6ㆍ25 전쟁 70주년을 맞는 오는 25일 전후가 유력하다. 북한이 전단 살포에 이어 확성기 방송 재개 등 예고된 협박으로 남북관계를 긴장 국면으로 몰고 가고 있으나 정부가 대응할 묘수는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북한은 22일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을 통해 "대남 전단 1,200만장을 인쇄하고 살포 수단으로 3,000여개의 풍선을 비롯한 여러 살포 기재ㆍ수단이 준비됐다"며 "추가 전단도 수백 만장 인쇄 중"이라고 대내외에 알렸다. 또 2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초소 일대에서 대남 확성기를 설치 중인 것으로 확인돼 조만간 남측을 비방하는 전단 살포와 비방 방송을 동시에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17일 인민군 총참모부가 예고했던 4대 대남 군사행동 중 가장 낮은 단계로 여겨지는 '대규모 심리전'부터 실행하는 셈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전단 살포 명분은 크게 두 가지다. '남한이 탈북민 단체를 통해 먼저 대북전단을 날려 보냈으니 너희들도 당해보라'는 보복과 '4·27 판문점선언은 남측이 먼저 어겼기 때문에 합의는 이미 깨졌다'는 주장이다. 북한이탈주민단체가 25일 전단 살포를 예고한 만큼  '맞불 작전'을 강조하는 북한도 이때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장마 등 기상 여건으로 남북 모두 전단 띄우기가 어려울 거라는 예상도 있다. 

  북한이 대남 심리전을 재개해도 체제 선전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다. 또 전단이나 방송이 문재인 대통령 비방 내용을 담는다 해도 체제가 달라 남북 각각의 반응과 영향도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군사적 긴장은 높아질 공산이 크다. 북한이 전단 살포를 하는 주민과 군인을 보호하겠다며 접경지대에 개인 화기 소지 무장 병력을 투입하거나, 전단 살포를 위해 무인기나 드론 등의 수단을 사용하면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북한의 심리전 이후 대북전단 발송을 막지 말자는 여론이 커질 수도 있다. 국내 여론이 분열돼 대북전단 규제가 늦어지고, 북한은 이를 빌미로 추가 행동을 계속 압박하면, 남북관계가 더 꼬여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북한의 행동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마땅치 않다. 통일부는 이날도 "전단 살포는 남북이 합의한 4ㆍ27 판문점선언 위반에 해당된다"며 "대북전단과 물품 살포를 원천 봉쇄하고 있으니 북한도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만 유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도 장기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북한이 미국 대선이 임박한 10월까지 대남 압박 수위를 점점 높여갈 것으로 판단하고 '즉각 대응'보다 '지켜보기'로 선회한다는 얘기다. 

 물론 북한의 군사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9ㆍ19 남북군사합의에 역행하는 실질적 움직임을 보일 경우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상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하겠지만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에 북한 병력이 재배치될 경우 남측도 화력을 보강하는 등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지현 기자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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